美 ITC, 'LG-SK' 배터리소송 판결 전면 재검토

통상적인 절차…오는 10월 '최종결정' 주목

디지털경제입력 :2020/04/19 11:01    수정: 2020/04/19 12:59

LG화학·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다루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해당 소송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ITC의 재검토 결정은 통상적인 절차로, 오는 10월 판결에는 영향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 2월 ITC가 소송 조기패소 판결을 승인하는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리면서 판세는 LG화학으로 기울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결정한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전면(in its entirety)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LG화학과 소송을 벌이는 SK이노베이션이 ITC가 내린 조기패소 예비결정에 불복하고 이의절차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예비판결 당시 SK이노베이션은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결정문을 검토한 후 법적으로 정해진 이의절차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영문 로고. (사진=각 사)

ITC의 예비결정은 추가적인 사실심리나 증거조사를 하지 않고 LG화학의 주장을 인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판단에는 양사 간 소송 과정에서 발견된 증거 훼손, 포렌식 명령 위반 등 '법정모독 행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LG화학의 영업비밀침해 소송 제기 직후 이메일을 통한 소송 증거자료 삭제 지시, 3만4천개 파일·증거 인멸 등의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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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토 이후 예비결정 결과가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 ITC에 따르면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영업비밀 소송에서 조기패소 결정이 재검토 과정에서 뒤집힌 사례가 없다.

양사 소송은 이제 오는 10월 5일 ITC위원회의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만을 앞두고 있다. ITC위원회가 최종결정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모듈, 팩 등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이미 1조9천억원을 투자했고, 또 2공장 증설에 추가로 1조원이 투입될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