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인도에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이들 기업의 인도 생산기지는 코로나19에 따른 현지 정부 봉쇄령 등 영향으로 멈춰선 상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는 인도에 코로나19 극복을 돕기 위해 자금, 의료 장비, 산소호흡기, 음식 등을 잇따라 지원하고 있다. 인도에는 삼성전자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과 첸나이 가전 공장, LG전자 노이다 가전 공장과 푸네 가전·TV 공장, 현대차 첸나이 공장이 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코로나19 관련 지원 명목으로 인도 당국에 2억루피(약 32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1억5천만루피(약 24억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도하는 펀드에 투입하고 나머지 금액은 우타르프라데시주와 타밀나두주에 각각 전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또 개인 후원에 참여하는 직원과는 매칭 형태로 추가 기부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X-레이, 초음파 검사 장비, 마스크, 보호장구 등 여러 의료 장비도 지원한 상태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타밀나두주에 최근 5천만루피(약 8억원)를 전달했고 모디 총리 펀드 지원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 조달한 2만5천명 분량의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곧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전달한다.
산소호흡기도 지원한다. 의료인프라가 열악한 인도에는 현재 산소호흡기가 4만8천여대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확진자 폭증 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문 업체에 의뢰해 산소호흡기를 위탁 생산할 예정이다. 마스크, 소독제, 보호장구, 폐기물 소각기 등 의료 관련 장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봉쇄 조치로 일용직 노동자 등 저소득층이 심각한 타격을 받은 점을 고려해 100만명 분량의 음식을 기부하기로 했다. 노이다 공장 주변 취약 계층 1천명에게도 식료품을 전달했다.
LG전자는 전국 곳곳의 병원과 격리시설에도 공기청정기, 정수기, TV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남부 타밀나두 주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현지 한국 기업은 지난달 25일부터 발동된 국가 봉쇄 조치로 인해 가동 중단과 판매 급감 등 큰 타격을 받은 상태다. 봉쇄 기간에는 산업 시설 가동이 중단되기 때문에 모든 공장이 잠정 폐쇄됐고 유통망도 마비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14일 종료 예정이던 봉쇄 조치가 다음 달 3일까지 연장되면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는 20일부터 일부 산업 시설 가동을 허용한다고 했지만 여러 제한이 있어 한국 공장의 가동이 어느 정도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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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기업들은 이달 중순께 인도에서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가동중단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현재 1만명을 넘어섰다. 인도 정부가 국가 봉쇄 조치 연장을 결정하면서 현지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에서 일자리를 잃게 된 수천명의 일용직 노동자가 시위를 벌이는 등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