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틈새 블루오션 ‘외국인’ 가입 유치 경쟁

외국인 유치 시 최대 25만원 추가 지급하는 회사도

방송/통신입력 :2020/04/13 16:20    수정: 2020/04/13 17:25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외국인 가입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뺏고 빼앗기는 국내 가입자 경쟁에서 벗어나, 외국인 가입자 모집을 통해 전체적인 가입자 순증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일부 외국인 가입자가 몰리는 일선 대리점·판매점을 대상으로 외국인 가입자 유치 시 일반 가입자 대비 더 많은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통신사는 외국인 가입자가 신규 단말기를 구매하고 LTE 요금제에 가입할 때, 일반 가입자에 비해 8~25만원 가량 더 많은 판매장려금을 대리점에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판매장려금은 소비자에게 지원금 명목으로 제공되고, 결국 외국인 가입자는 일반 가입자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통사가 일선 대리점 판매점에 메신저로 보낸 정책 현황. 외국인 가입자에게 추가 판매장려금을 지급한다고 표시돼 있다.

외국인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에는 판매장려금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 외 일정 수준 이상의 외국인 가입자 유치에 성공하는 대리점에는 추가로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특정 인원 이상의 외국인 가입자를 모집할수록 더 많은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이렇게 확보된 비용 중 일부도 소비자에게 지원금 형태로 지급된다.

외국인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SK텔레콤이 뛰어든 외국인 가입자 모집은 LG유플러스가 참가하면서 치열해졌고, 올해 들어 KT까지 참가하면서 불이 붙었다.

유통점 관계자는 “외국인 가입자 시장은 지난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사이 경쟁이 본격화된 이후, 올해 KT가 뛰어들면서 치열해지기 시작했다”며 “다만 이런 가입자 유치 정책은 모든 대리점·판매점을 대상으로 적용되지 않고, 외국인과의 접점이 많은 안산·평택·오산·대림 등 지역 내 지점에 한정해 제공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입자 모집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으로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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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2019년 기준 6천651만명으로, 전체 인구수인 5천164만명을 상회한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가입자 순증을 위해서는 경쟁사의 가입자를 자사 가입자로 번호이동 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이때 소모되는 마케팅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일선 유통점 및 집단상가에서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타사 가입자를 자사 가입자로 이동시키기 위함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선택약정 할인율이 25%로 상향된 이후 번호이동보다는 기기변경을 선택하는 가입자 비중이 늘었고,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더 어려워졌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키즈·알뜰폰 등 특정 타깃을 자사 가입자로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