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에 5G망을 개방했지만 알뜰폰 사업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부족한 가격 경쟁력 탓에 알뜰폰의 5G 요금제를 찾는 소비자가 적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촘촘하지 못한 5G 커버리지 때문에 이에 대한 민원 부담이 크다는 것이 이유로 지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5G 요금제를 출시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는 일반적으로 신규 요금제 출시에 맞춰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시행하지만, 5G 요금제를 중심으로 한 프로모션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알뜰폰 사업자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각각 5G 요금제를 출시한 스마텔·아이즈비전·프리티텔레콤·에스원·SK텔링크·큰사람 등 6개 알뜰폰 사업자의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메인화면을 통해 5G 요금제 출시를 소개하는 사업자는 단 1곳에 불과했다. 이 중 2곳에서는 새롭게 내놓은 5G 요금제를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도 하지 않고 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 외 별도의 홍보 채널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5G 요금제를 출시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는 셈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5G 요금제에 무관심한 배경으로는 ‘저렴하지 않은 요금제’가 꼽힌다.
실제로 알뜰폰 사업자들이 내놓은 5G 요금제의 가격은 ▲데이터 8~9GB 제공하는 요금제 3만원대 후반 ▲데이터 200GB 제공하는 요금제 6만원대 초반 등이다. 이통 3사의 요금제와 비교하면 1~2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지만, 매월 요금의 25%를 할인하는 선택약정을 포함하면 차이는 크게 줄어든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5G 요금제의 가격은 도매대가 요율에 따라 이통사의 요금제 가격에 66~75% 수준으로 책정되는데, 이통사의 요금제에 25% 약정할인을 적용하면 알뜰폰과 차이가 없어진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알뜰폰을 통해 5G에 가입할 이유가 없고,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팔리지 않는 5G 요금제에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 나설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5G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서비스 품질에 대한 민원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 역시 알뜰폰 사업자가 5G 요금제에 시큰둥한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아직 5G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알뜰폰 사업자는 불안정한 서비스에 대한 민원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며 “알뜰폰 5G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서비스 품질 유지·관리에 대한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중소 규모인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5G 활성화를 위해 망 도매대가를 추가적으로 인하해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막대한 네트워크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이통3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망 도매대가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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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에 5G를 개방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망 도매대가가 추가로 인하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통3사의 네트워크 투자를 생각할 때 당장 도매대가가 인하되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고, 추후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적인 도매대가 인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올해 인빌딩과 28GHz 시범 구축 등 수조원에 이르는 5G 관련 투자가 예정된 상황에서 알뜰폰에 5G 도매대가를 추가로 인하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더 많은 이용자가 5G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알뜰폰과의 협력은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