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실검, 폐지보단 투명성 강화해 운영해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에 대한 크고 작은 논란이 계속돼 온 가운데, 포털 사업자들의 실검 폐지나 서비스 중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포털 다음은 지난 2월 20일부터 실검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했고, 네이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만 실검을 잠시 중단한다고 했지만 정치적 이슈에 따라 기업의 서비스 운영 정책이 변경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학계에서는 실검이 그동안 국민적 관심사를 보여주는 동시, 정보 전달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며 폐지보다는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8일 연세대학교 IT정책전략연구소에서 진행한 '실검이 사라진 첫 주, 무엇이 달라졌나요?' 웹세미나에서는 15년만에 실검이 사라진 이유와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교수들과 네이버 담당자가 참여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실검 서비스 현황과 소비자 인식에 대한 발표를 통해 그동안 실검은 국민적 관심사가 큰 사안이나 자연재해, 사고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나 n번방 사건 등 국민들이 실검을 통해 빠른 정보를 접할 수 있어 공익적으로 기여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실검에 대한 인터넷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살펴봤는데,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평균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며 "실검은 일종의 문화현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실검 폐지와 규제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진행된 김유원 네이버 이사의 '실검 서비스의 재발견'에 대한 발표에서는 네이버가 실검을 어떤 의미로 만들었고 어떻게 서비스를 해 왔는지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김 이사는 "'TV속보보다 네이버 실검이 이슈를 더 빨리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표에서 실검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긴급한 상황을 즉각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순작용이 있지만, 어떻게 하면 부작용을 없애고 긍정적인 면으로 만들어가면 좋을까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교수들은 실검이 사회 현상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되며 폐지 논란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포털 실검을 없앤다고 해서 대채제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폐지에 대한 실효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정용국 동국대 교수는 "실검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이슈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었지만, 집단 세력간의 논쟁에 있어서도 사용됐다"면서 "실검이 없어진다고 해서 인기 검색어를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며, 뉴스토픽이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검색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검 폐지에 대한 실효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실검은 트렌드를 대표하는 것이지 국민의 대표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가짜뉴스나 조작에 대해서도 학습단계에 들어왔고, 과거보다는 실검이 주는 임팩트가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실검에 대한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