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스가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핵심 거래선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황 둔화로 투자규모를 축소했지만, 5년 연속 매출 1조원을 기록하는 저력을 입증한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메스는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 1조1천300억원,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77.6% 줄어든 수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연간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치)가 매출 8천694억원, 영업적자 591억원인것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상회한 성적이다.
세메스 측은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캐파 확장 및 공정전환이 예상되는바 주력 반도체 설비인 LOTUS, Michelan, OMEGA 등을 비롯해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 해외 톱 티어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하겠다"며 "이를 통해 국산 장비 업체의 위상을 높이고, 외산 설비회사에 의존 하고 있는 하이엔드 공정과 비메모리에도 경쟁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플렉서블 등 다양한 제품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비 차별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세메스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설비투자가 둔화되면서 실적 부진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설비투자가 2017년 41조3천억원을 정점으로 작년 24조8천억원 규모까지 급감했다"며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버 수요가 회복되면서 시안2 공장 낸드 20K(2만장) 발주를 시작으로 올해는 설비투자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시안2 공장 낸드 45K(4만5천장) 이상, 평택1 공장 D램 20K(2만장), 평택2 공장 D램 30K(3만장) 등이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
올해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전방 수요가 둔화되고, 이로 인한 설비투자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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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연구원은 이에 대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소비경쟁기 급랭 조짐으로 전방 수요가 둔화되고, 설비투자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한편 디스플레이는 올해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에 힘입어 고객사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메스는 삼성전자가 최대주주(91.54% 보유)인 국내 1위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다. 지난 1993년 삼성전자와 일본 DNS와의 합작사로 설립됐다가 2010년 삼성전자가 일본 파트너사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서 삼성전자 자회로 편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