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내놓았지만 스마트폰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판매가 시원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6조2천300억원)보다 2.73% 증가한 6조4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5조원으로 전년 동기(52조3천900억원) 대비 4.98% 늘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이 기간동안 1조원 후반대에서 2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1조8천억원~2조2천억원 수준의 예상치를 내놓고 있다. 이는 전 분기(2조5천2백억원)보다 적게는 3천억원, 많게는 7천억원 가량 감소하고, 전년 동기(2조2천700억원) 보다는 4천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6천만대에 그칠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7천8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든 데는 3월 미국, 유럽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급진전됨에 따라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했고, 동시에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20이 부진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각국에서 입국 금지 및 자가 격리 조치 확대, 유통점의 영업중단, 마케팅 행사 금지 등 스마트폰 판매 마케팅이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스마트폰 판매 부진 및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국내에서 갤럭시S20 출시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페루, 미국, 캐나다,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을 순차적으로 폐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브라질 캄피나스 공장과 마나우스 공장, 인도 노이다 공장 등도 일시 폐쇄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 자체는 9%로 전분기(10%)보다는 낮지만 전년 동기(8%)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 및 경쟁 완화로 마케팅이 위축돼 IM부문 수익성(영업이익률)은 양호하나 제품 믹스 약화, 전체 고정비 부담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전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판매량 부진은 2분기에도 이어져, 2분기 IM부문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일부만 반영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2분기엔 미국 및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급격히 빨라지면서 영업이익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천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21%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IM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1조1천억원으로, 지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2분기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A71, 갤럭시A51을 비롯한 갤럭시A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실적 반등에 나설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간 실적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IM부문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7조4천억원으로 지난해(9조3천억원)보다 2조원 가량 하락, 매출액은 97조원으로 지난해(107조원)보다 10조원 가량 하락할 것으로 유안타증권은 전망했다.
관련기사
- 코로나 반사이익?...잘 버틴 삼성 TV·가전2020.04.07
- 삼성전자, 반도체 수요 증가 덕에 코로나 위기 버텼다2020.04.07
- '코로나 속 선방'…삼성 1Q 영업익 6.4兆로 예상치 상회2020.04.07
- [1보] 삼성전자, 1Q 영업익 6.4조…전년比 2.73%↑2020.04.07
올해 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도 2억5천만대로 전년 대비 약 12%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갤럭시S시리즈 매출액은 210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28% 하락하며, 갤럭시노트 시리즈 매출액은 93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25%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480만대에 달하며 매출액이 80억 달러에 달하면서, 갤럭시S 및 노트시리즈 매출 하락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