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반도체 시장 531조원...메모리 31.6% 급감

2001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삼성전자, 시장 1위 자리 인텔에 내줘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4/02 11:53    수정: 2020/04/02 12:02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가 531조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매출액 기준)는 전년 대비 11.7% 감소한 4천284억6천300만달러(약 531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1년부터 옴디아가 반도체 시장규모를 조사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31.6%나 급감했다.

매출기준 세계 반도체 시장 랭킹. (자료=옴디아)

이 같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침체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9.7% 감소한 525억1천100만달러에 그쳐 시장 1위 자리를 인텔에 내줬다.

반면, 인텔은 지난해 자율주행차와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의 성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1.3% 증가한 707억8천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6.9% 줄어든 228억6천8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3위를 유지했다.

론 웽거 옴디아 반도체 수석 연구원은 이에 대해 "매출의 10.9% 수준을 메모리 반도체에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모두 30% 수준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지만, 인텔은 1.3%의 성장률을 달성해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추월할 수 있었다"며 "인텔은 지난 5년간 단일 제품 또는 단일 시장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 반도체 시장의 대규모 침체에도 영향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해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 부문에서 성장률이 제로에 가까웠지만, 같은 기간 로직 반도체 부문에서는 7.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나아가 자율주행차 분야를 담당하는 모빌아이 사업 부문에서는 전년 대비 매출이 25.9%,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에서는 매출이 2.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론 엘웽거 연구원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에서 인텔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액이 감소하는 가운데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는 전략으로 시장위축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이제 인텔은 PC 중심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업체가 아닌 로직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업체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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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의 고화소 멀티카메라 채용이 늘어나면서 이미지 센서 중심의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도 크게 두드러졌다.

론 엘웽거 연구원은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은 작년 4분기에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었고, 듀얼 카메라 출하를 넘어섰다"며 "작년 4분기에만 트리플 카메라 탑재 모델은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31%를 차지했고, 이는 지난해 이미지센서 시장이 전년 대비 22.9% 증가하는 데 일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