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에 포함해 논란을 빚었던 세계보건기구(이하 WHO)가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게임을 권하고 나서 게임업계에 논란이 되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트위터에 투게더앳홈 태그를 걸고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집에 머물면서 음악을 듣고 독서를 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지내자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투게더앳홈 태그쓰기 운동은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집에 머물며 다른 이와 접촉을 줄이자는 의도로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번지고 있는 캠페인이다.
코로나19를 예방하자는 의미를 지닌 이 운동에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참여한 것이 게임업계의 논란이 된 것은 일종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WHO는 지난해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제72회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만장일치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이하 ICD-11)에 등재하는데 찬성했다. 당시 게임이용장애는 정신, 행동, 신경발달 장애 영역에 하위 항목으로 포함됐다.
ICD-11은 오는 2022년부터 적용되며 WHO 회원국에게 권고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이르면 2025년 게임이용장애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안에 포함될 여지가 생겼다.
게임업계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등재하는 과정에서 게임을 중독물질로 몰아갔던 WHO의 수장이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게임을 권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ICD-11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등재하는 과정에서 대중의 공감대는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던 WHO가 상황이 급박해지자 대중적인 콘텐츠를 거론했다는 점에 대한 반발도 드러난다.
반면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이번 발언이 게임질병코드 등재에 따른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WHO의 얼굴인 사무총장이 게임이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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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학교 김정태 교수는 "한국처럼 게임이 중독물질 혹은 마약 프레임에 갇힌 나라에는 WHO 사무총장의 이번 발언이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국내에는 이르면 2025년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도입될 수도 있는데 이런 시도에 대한 필요성을 환기시킬 수 있는 계기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이번 발언은 WHO의 모든 구성원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에 찬성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