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규제하고, 국내 미디어는 완화해야”

KCA, ‘방송미디어법제도 포럼’ 개최…“국내 미디어 M&A·부처 통합 필요”

방송/통신입력 :2020/03/25 17:15    수정: 2020/03/25 22:59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OTT가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OTT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국내 미디어 산업의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25일 KCA가 주최한 방송미디어법제도 포럼에서 발표를 맡은 정윤식 강원대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정윤식 교수는 현재 미디어 산업을 구한말 시대 상황에 빗대 설명했다. 유튜브·넷플릭스·디즈니 등 이른바 ‘외세’가 침략했는데, 국내 미디어 시장은 이에 대항할 준비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정윤식 교수는 “과거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는 여전하지만, 글로벌 OTT에 대한 규제는 없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인터넷이라는 이유로, 주문형비디오(VOD)라는 이유로, 외국 사업자라는 이유로 규제하지 못하고 있는데,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강력하게 글로벌 OTT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글로벌 OTT의 출현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미디어 시장이 국내 사업자에 국한된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 경쟁 체제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사업자가 국내 진출하면서 이제는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며 “유럽이 글로벌 OTT에 대항해 방송법과 미디어법, 경쟁법 등을 모두 바꿨듯이 우리도 새로운 법과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미디어 사업자 간 M&A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강조했다. 특히 유럽의 ‘공영 미디어’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영미디어는 지상파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 인터넷·멀티플랫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정 교수는 “KBS·MBC·EBS까지 힘을 합쳐 공영 미디어 체제를 구축하고, 게임·영화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며 “나아가 VR, 8K 등 신개념 미디어로도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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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글로벌 OTT에 대한 전략을 빠르게 수립하고, 힘 있게 밀어붙이기 위해 각 부처가 통합돼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국회 상임위,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이 각각 보유한 미디어 관력 역할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현재 국내 미디어 정책과 관련한 부처가 너무 많은 탓에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어렵다”며 “지금은 빠른 정책 수립이 필요한 때인 만큼, 정부의 미디어 관련 부처를 하나로 통합하는 강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