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옳았다고 인정했다."
애플이 18일(현지시간) 아이패드 프로 새 모델을 공개한 직후 나온 일부 외신들의 평가다. 이날 애플은 11인치,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과 13인치 맥북 에어 신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트랙패드를 추가하기로 한 부분이었다. 매직 키보드에 트랙패드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아이패드가 PC와 좀 더 유사한 기능을 갖게 됐다.
더버지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해주면서 “애플이 마침내 태블릿에 관해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옳았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6년 전만 해도 팀 쿡은 “우린 경쟁 방식이 다르다. 그들은 혼란스럽다”면서 MS를 꼬집었다. 당시 그는 “그들은 넷북을 따라하고 있다. PC에 태블릿을 집어넣고, 또 태블릿을 PC에 넣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애플은 오히려 그들이 비판했던 MS를 따라하고 있다. 탈착 키보드와 애플 펜슬을 내놓은 것이 신호탄이었다.
이후 마우스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트랙패드까지 지원하면서 ‘태블릿에 PC 집어 넣기’ 전략에 동참했다.
더버지는 “이 같은 변화 덕분에 아이패드 프로와 서비스 프로는 좀 더 비슷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애플이 마침내 태블릿에 관해선 MS가 옳았다는 걸 인정했다”면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 설명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 MS, 처음부터 '물리적 키보드' 강조…애플, 터치방식 고수하다 전략 바꿔
태블릿을 먼저 내놓은 것은 애플이었다. 애플은 2010년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태블릿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러자 MS도 움직였다. 2012년 윈도8을 공개하면서 서피스RT도 함께 내놨다. 하지만 당시 MS의 태블릿 전략은 애플과 확연하게 달랐다.
당시 윈도 부문을 이끌던 스티븐 시노프스키는 “사람들은 여전히 물리적인 키보드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가상 키보드를 고수했던 애플의 전략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MS는 입력을 위해선 키보드가, 정확한 작업을 위해선 마우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받아 적거나 그림을 그리기 위한 스타일러스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세 가지 전략은 서피스 프로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MS는 또 일찍부터 킥스탠드를 내놓으면서 태블릿을 PC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많은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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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2016년 스마트 키보드를 내놓으면서 아이패드 전략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곧이어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도 경멸했던 애플 펜슬도 등장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하드웨어 액세서리를 추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아이패드 OS에서 커서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소프트웨어 쪽에서도 서피스 따라하기가 본격화됐다. 결국 올 들어서 트랙패드까지 추가하면서 ‘PCㅇ와 유사한 태블릿’이란 MS 전략을 확실하게 따라했다고 더버지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