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국에 'AI 안면인식 출입시스템' 체험해보니…

"마스크 써도 분별...안 쓰면 문 안 열리게 설정할 수도"

컴퓨팅입력 :2020/03/18 15:29    수정: 2020/03/19 06:50

전자칩이 내장된 사원증은 의외로 여러 불편을 낳는다. 사원증 챙기는 것을 잊고 출근하면 회사 출입문을 못 지나간다. 화장실이라도 갔다 사무실로 돌아올 때면 매번 직장 동료에게 문을 열어달라며 인터폰으로 호출해야 한다. 큰 불편은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사원증을 태깅하는 일은 회사생활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최근 IT 서비스 기업 LG CNS가 AI 안면인식 출입문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이같은 애로사항이 해결될 전망이다. LG CNS는 먼저 자사에 AI 안면인식 출입문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 4천700여명이 사용 중이다. 이 AI 안면인식 출입문 시스템은 LG CNS의 '출입 통제 솔루션'에 중국 AI 전문기업 센스타임의 안면인식 기술을 더해 만들어졌다.

LG CNS 안면인식 출입문 시스템은 안경과 마스크를 모두 착용해도 대상을 판별해 문을 열어줬다.(사진=지디넷코리아)

LG CNS AI 안면인식 출입문 시스템의 장점은 무엇보다 ‘신속·정확’이다. 회사에 따르면 사용자가 단말기에 얼굴을 비추면 인식부터 정보 조회, 신분 파악, 출입문 개방 여부까지 0.3초 만에 모두 이뤄진다. 마스크·안경·화장·얼굴 각도 등 현실 속 다양한 제약에도 모두 판독하고, 정확도는 99%를 넘어선다. 지문이나 홍채를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설명대로 AI 안면인식 기술이 얼마나 이용자를 잘 판별하는지 지난 17일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체험했다. 전날 LG CNS의 협조를 구해 스마트폰 후방 카메라로 찍은 얼굴 사진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 체험 당일엔 LG CNS 사무동 1층에 설치된 출입문을 이용했다.

일반적인 출입문 위에 센스타임의 직사각형 모양 단말기가 부착된 모습이었다. 사원증을 태깅할 수 있는 센서도 그대로 출입문에 활성화 돼있어 얼굴이나 사원증 인식 모두 가능했다.

먼저 마스크와 안경으로 얼굴의 많은 부분을 가리고도 출입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안경만 썼을 때, 마스크만 썼을 때, 둘 다 착용했을 때 모두 가능했다.

LG CNS 안면인식 출입문 시스템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얼굴을 인식시키면 문을 열어주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회사 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모두 문제없이 출입문을 통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스크 등으로 얼굴 일부가 가려지면 안면인식 시스템은 가려진 곳 외의 부분을 보고 사람을 판별한다. 렌즈가 까만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는 대상을 알아보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에겐 출입문을 열어주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단말기에 얼굴을 대면 'Please wear a mask(마스크를 써주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차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회사는 이달 말 열화상 센서도 단말기에 부착할 예정이다. 너무 고열인 사람은 출입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감염병 확산이 우려되는 시기에 한해 열화상 센서를 활성화 할 계획이다.

얼굴 인식부터 출입문 개방까지 0.3초만에 이뤄진다는 것도 납득할 수 있었다. 단말기에 얼굴을 비추니 화면에 ‘Welcome. Face Recognizing(환영합니다. 얼굴 인식 중)’이라는 문구가 떴고, 곧바로 대상을 인식했다는 뜻으로 기자 이름이 떴다. 빠른 속도의 걸음으로 출입문에 다가섰을 때도 바로 인식했다.약 30도 각도로 고개를 틀거나, 휴대폰을 내려다보면서 다가가도 얼굴을 인식했다.

LG CNS 안면인식 출입문 시스템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얼굴은 인식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다.

출입문 1m안팎에 섰을 때도 기자 얼굴을 인식하고 문을 열어줬다. 2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을 때는 인식하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회사 측은 단말기를 2m 정도 거리는 인식하지 않도록 설정해뒀다. 2m면 출입문을 지나려는 의도가 없는 단지 지나가는 사람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직접 실험하지 못했지만,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사진 속 얼굴 외형이 실제와 너무 다를 경우 제대로 판별하지 못할 수 있다. 가령 맨얼굴의 사진을 등록했는데 이후 성형을 했거나 ‘패왕별희’ 급 화장을 하고 단말기에 얼굴을 인식시키면 알아보지 못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한 활짝 웃는 얼굴의 증명사진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가 무표정으로 얼굴을 단말기에 비추면 인식이 안 될 수 있다.

LG CNS에 따르면, 센스타임의 AI 안면인식 기술은 백여개에 달하는 얼굴 포인트를 가지고 대상을 판별한다. 센스타임은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학습시킨 자체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이번 AI 안면인식 출입문 시스템 구축을 위해 LG CNS는 2018년 말부터 센스타임과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해 8월 업무협약을 체결해 본격적으로 협력했다.

LG CNS는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한 또 다른 글로벌 기업들보다 센스타임의 알고리즘이 더 우수하다고 판단해 협력 파트너로 선정했다. 또한 센스타임의 기술은 네트워크가 끊긴 환경에서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클라우드 사업을 병행하는 IT 기업들은 같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클라우드 체계 안에서만 제공한다. 애플은 자사 안면인식 기술 ‘페이스ID’를 애플 기기에서만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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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는 향후 CCTV 보안관제에도 센스타임의 안면인식 기술을 접목하기로 했다. LG CNS 출입 통제 솔루션 개발을 총괄하는 조직인 물리보안팀이 CCTV 보안관제 분야도 담당한다.

LG CNS 물리보안팀 강운천 총괄은 “출입 통제와 CCTV 보안 관제 모두 영상 분석이 중요한 분야”라며 “AI 영상분석 기술 수준은 전세계적으로 중국이 대세고, 이에 센스타임의 기술을 테스트해보니 월등히 성능이 좋아 LG CNS 출입통제와 CCTV 보안관제 분야 모두 센스타임과 협력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