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활용이 늘고, 플랫폼 제공업자들이 끊김없는 서비스 이용을 내세우면서 국내 간편결제의 사용 건이 크게 늘고 있다. 2013년 54조4천108억원이었던 간편결제 거래금액은 2018년 80조1천453억원으로 47.2%(25조7천345억원) 증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이고 이커머스·유통·생활서비스 사업자들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간편결제의 '춘추전국시대', 누가 하나로 통일할 것인가, 아니면 춘추전국시대가 지속될 것인가. 간편결제 진출 동향과 미래를 두 편에 걸쳐 살펴봤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상) 각양각색 간편결제, 차별점은 꼼꼼히 따져보니
(하) 간편결제 '따로' '또 같이'...사용처 확대가 관건
모바일 결제 시장이 커짐에 따라 간편결제 서비스 종류가 증가하는 추세다. 간편결제란 신용카드 등 결제 정보를 모바일 기기(애플리케이션) 등에 미리 등록하고, 생체나 간편 비밀번호로 결제하는 방식을 통칭한다. 간편결제가 확산되면서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전자금융결제대행업자도 2월 19일 기준 115개사에 달한다.
간편결제의 붐을 타고 배달의민족에 이어 마켓컬리도 최근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NHN페이코 등 플랫폼 사업자를 비롯해 이커머스와 간편서비스 사업자들도 자체 페이서비스를 제공한다.
간편결제 사업자들은 각자의 서비스를 만든 배경에 대해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모바일 결제 과정을 최소화해 편리함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업자들은 최대한 많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보하고, 할인과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특징도 가지각색이다. '춘추전국시대'에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사업자별 간편결제 서비스의 특징과 혜택을 알아봤다.
■이커머스 '페이' 각축전… 11번가·이베이코리아·쿠팡
이커머스 업체의 간편결제는 당연히 쇼핑의 흐름이 자연스럽도록 구축됐다. 결제 편의성 외에도 쇼핑의 다양한 할인이나 적립 등을 제공해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게 강점이다.
이커머스 기업인 11번가와 지마켓, 옥션은 모두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쿠팡 또한 '쿠페이'를 출시해 애플리케이션(앱) 내부서 간편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11번가의 'SK페이'는 기존 11번가에서 존재하던 '11페이'와 SK텔레콤의 'T페이'를 결합한 서비스다. 연간 결제액은 4조 규모며, 가입자 수는 1천300만명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페이의 강점은 SK그룹사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이 보유한 3만5천여개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SK페이는 "다양한 가맹점에서 제공하는 제휴 할인과 포인트 적립으로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11번가에서 SK페이를 이용해 결제 시 최대 2%(VIP 기준, 패밀리 등급은 1%)의 'SK페이 포인트'가 적립된다. 신한카드를 이용하면(신용카드 기준) 추가 2% 적립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SK페이 가맹점에서 제공하는 제휴할인 및 적립포인트(T멤버십, OK캐시백, 엘포인트 등)와 중복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포인트 복합결제도 가능하다.
지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페이'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쇼핑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스마일'로 통합했다. 대표적으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스마일클럽', 익일·묶음배송 '스마일배송', 적립금 서비스인 '스마일캐시'와 카드 서비스인 '스마일카드' 등이 있다. 스마일페이는 이베이코리아 보유 이커머스를 바탕으로 1천450만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스마일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스마일로 묶인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혜택이 그야말로 '폭발'하는 식으로 설계가 됐다"며 "많이 쓰고 묶어서 스마일페이를 이용하면 좀더 고객에겐 유리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마켓이나 옥션, 기타 가맹점에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인 스마일카드로 결제했을 때의 혜택도 크다. 스마일카드를 일반 가맹점에서 신용카드처럼 쓰면 결제액의 1%, 스마일페이를 통해 카드를 쓰면 결제액의 2.3%가 적립된다. 각각 일반 적립률의 3배, 8배인 셈이다.
쿠팡 역시 쇼핑 편의성을 앞세운 '쿠페이'를 운영 중이다. 쿠팡은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지문인식 등 별도 인증과정이 필요없는 원터치 결제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쿠페이는 빅데이터 처리 능력과 사용자 구매패턴을 학습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강점이다. 특히 쿠팡이 자체 개발한 '부정거래 탐지 시스템(FDS)'를 통해 고객의 평소 구매 패턴과 다른 이상신호가 감지되면 비밀번호 입력을 추가로 요구한다. 쿠팡은 로켓와우클럽, 쿠팡이츠 등 핵심 서비스의 기반 결제시스템으로 쿠페이를 도입했으며, 향후 더 많은 서비스에 쿠페이를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쿠팡에서는 쿠페이 머니로 결제 시 결제 금액의 1%를 쿠팡캐시로 적립할 수 있다. 로켓와우클럽 무료체험을 신청하면 30일간 쿠페이 머니 결제 시 쿠팡캐시 5% 적립도 가능하다.
■자체 간편결제 내놓은 배민...외부 간편결제 도입한 마켓컬리
이커머스 이외에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에서도 이제 자신만의 이름을 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의민족에서 제공하는 배민페이가 대표적이다.
배민페이는 2017년 2월 배달의민족이 자체 개발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배달의민족 앱에 최적화돼 미리 등록해놓은 계좌나 카드로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작년 11월부터는 비밀번호 입력 없이 주문과 동시에 결제가 가능한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페이는 모바일 결제과정을 최소화해 이용자의 편리함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배민페이 이외에 ▲신용·체크카드 ▲휴대전화 결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결제 방식도 지속적으로 제공해 소비자의 편리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에서 제공하는 간편결제 '차이'는 자체에서 만든 서비스는 아니다. 차이코퍼레이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마켓컬리가 별도로 도입했다.
■플랫폼 강점 이용한 카카오페이·페이코
단일 이커머스나 쇼핑플랫폼에 좌우되지 않고 여러 제휴처서 결제를 제공하는 업체도 물론 있다. 카카오페이와 페이코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카카오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온라인 외에 오프라인서의 제휴처 확장도 눈에 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T,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등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금융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페이가 가진 큰 강점은 접근성과 연결성"이라며 "누구든지 카카오페이 플랫폼 안에서 금융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쿠팡, 2월 결제금 1.63조원...인터넷쇼핑 1위2020.03.18
- NHN페이코-행안부, 전자증명서 이용 활성화 협약2020.03.18
- 마켓컬리,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 도입2020.03.18
- 카카오페이, 6월말까지 오프라인 가맹점 수수료 면제2020.03.18
페이코는 삼성페이를 포함해 애플, 구글 등 대형사업자와 맞손을 잡으며 세를 불리고 있다. 페이코는 삼성페이 결제를 포함해 금액에 관계없이 구매할 때마다 기본 100원 포인트 적립, 최대 5천원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대학생이나 시즌에 맞춘 상시 이벤트도 제공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페이코도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경우 결제만이 아닌 금융플랫폼으로의 지위가 더 공고해질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