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우버' 갈아탔던 스타 개발자, 끝내 파산

레반도우스키, 영업비밀 절도혐의 인정…2천억원 벌금 폭탄

카테크입력 :2020/03/05 18:06    수정: 2020/03/05 18:4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구글에서 우버로 옮겼던 스타 개발자에게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자율주행차 기술 유출 혐의가 인정된 때문이다.

이 스타 개발자는 벌금을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곧바로 파산 신청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은 4일(현지시간) 구글 출신으로 우버에 합류했던 앤서니 레반도우스키에게 부과된 1억7천900만 달러(약 2천118억원) 벌금을 최종 승인했다고 씨넷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판결 직후 레반도우스키는 곧바로 파산 신청을 했다. 파산 신청서에서 레반도우스키는 자산이 5천만~1억 달러 수준인 반면 부채는 1억~5억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앤서니 레반도우스키 (사진=위키피디아)

■ 구글 웨이모 퇴사 직후 우버 입사…기밀 서류 유출 인정돼

레반도우스키는 구글 자회사 웨이모에 근무하던 스타 개발자였다. 그는 2016년 웨이모를 퇴사한 뒤 ‘오토’란 회사를 설립했다. 오토는 자율주행 트럭 전문회사였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이 회사를 우버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 대금은 6억8천만 달러였다. 회사 매각 이후 레반도우스키는 우버에 합류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율주행사업을 이끌었다.

그러자 구글이 발끈했다. 곧바로 우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레반도우스키가 오토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웨이모의 극비 파일 1만4천개를 빼갔다는 것. 자율주행차 관련 영업 비밀 절도 혐의였다.

소송은 2018년 2월 시작됐다. 소송 과정에선 우버가 레반도우스키를 영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공개된 문자는 레반도우스키가 오토를 창업하기도 전에 우버 내부에서 공유된 것이었다.

웨이모 자율주행 자동차 (사진=구글)

한 때 우버와 웨이모는 이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곧바로 법정 밖 화해로 끝냈다. 우버가 웨이모에 2억4천500만 달러를 지불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웨이모와 합의로 소송을 끝낸 구글은 레반도우스키를 상대로 중재 재판을 신청했다. 이 재판 패널들이 레반도우스키에게 1억7천900만 달러 벌금을 부과했다.

중재는 일반 재판과 달리 단심으로 끝난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이 승인하면서 1억7천900

만 달러 벌금이 최종 확정됐다.

판결 직후 구글 측은 “우리 극비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다”고 논평했다.

■ 형사 재판도 진행 중…유죄 판결 땐 최대 10년 징역형

레반도우스키를 기다리는 칼날은 또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 연방검사들이 지난 해 8월 구글 영업비밀 절도 혐의로 기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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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은 레반도우스키가 구글에서 퇴사하기 전부터 우버의 자율주행자동차 사업 구축 준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형사소송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10년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