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새로운 양자역학적 자성 상태 발견

2차원 물질에서 전하밀도파, 스핀밀도파가 얽혀 나타나는 양자 현상 발견

KAIST(총장 신성철)는 물리학과 한명준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 이화여대, 서울대, 포항공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2차원 물질에서 전하밀도파(charge density wave)와 스핀밀도파(spin density wave)가 서로 얽혀 나타나는 독특한 양자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김도훈, 정민용 석박사 통합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월 6일에 온라인 출판됐다. (논문명: Polymorphic Spin, Charge, and Lattice Waves in Vanadium Ditelluride)

김도훈 석박사통합과정(왼쪽)과 한명준 교수

그래핀을 비롯한 2차원 물질은 다양한 양자 현상 발현과 소자 응용 가능성으로 수년간 관련 학계의 집중적인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 물질들에서 나타나는 자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이는 저차원에서 나타나는 자성 양상이 물리학적으로 매우 독특할 뿐 아니라, 기존 소자를 대체할 수 있는 스핀트로닉(spintronic) 신소재 발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새롭고 유용한 자성 2차원 물질과 여기에서 발현되는 새로운 현상들을 탐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텔루륨화 바나듐(VTe2)에서 전자의 스핀과 전하 밀도, 그리고 원자 움직임이 서로 얽히며 강하게 상호 작용하고, 이로부터 서로 다른 두 가지 상(phases)을 갖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KAIST는 설명했다.

특히 제1원리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전하 분포와 원자 배열이 정해지는 이면에 전자의 자기 스핀이 언제나 작용하고 있음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전에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자성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양자 상이 숨겨진 자기적 원리에 의해 조절돼 발현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라고 KAIST는 밝혔다.

연구팀의 이번 발견은 서로 다른 양자역학적 변이 간의 긴밀한 협동을 통한 신 물성 발현이라는 응집 물리학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로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러한 관점과 연구 접근은 2차원 물질에서 시도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향후 관련 물질 연구 등 인접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KAIST는 의미를 부여했다.

한명준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주로 위상 성질이나 전하 특성으로 주목받던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에서 새롭고 독특한 자기 특성을 발견했다는 데 중요성이 있다"며 "현상 이면에서 특이 물성이 발현되도록 하는 양자역학적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학문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온도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두 가지 서로다른 상태와 전하-스핀 분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