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만든 밥 아이거, 디즈니 CEO 전격 사임

15년 만에…후임엔 테마파크 총괄했던 밥 차펙

홈&모바일입력 :2020/02/26 08:43    수정: 2020/02/26 17:3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월트 디즈니 왕국을 이끌어 왔던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난다.

15년 동안 디즈니 CEO로 재직해 온 밥 이거가 사임한다고 씨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즈니에서 평생을 보낸 밥 아이거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나게 됐다.

밥 아이거는 내년말까지 디즈니 회장 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후임 CEO에는 밥 차펙 파크사업 총괄이 임명됐다.

밥 아이거가 15년 만에 디즈니 CEO에서 물러난다. 사진은 지난 해 타임의 '올해의 비즈니스맨'으로 선정될 때 모습. (사진=씨넷)

올해 69세인 밥 아이거는 그 동안 수 차례 은퇴 계획을 미뤄왔다. 2016년엔 갑작스럽게 사임했지만 후임자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면서 번복하기도 했다.

그 동안 이거는 2021년 말 사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차펙이 급부상하면서 인계 절차가 앞당겨지게 됐다고 씨넷이 전했다.

■ 픽사·마블 등 굵직한 제작사 인수 성과

밥 아이거는 15년 동안 재직하면서 많은 족적을 남겼다. 2006년 스티브 잡스가 갖고 있던 픽사를 74억 달러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2009년엔 마블은 40억 달러에 인수했다.

또 2012년엔 스타워즈를 만든 루카스필름을 40억 달러에 깜짝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 해엔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비즈니스맨’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디즈니 CEO로 밥 이거가 남긴 가장 큰 족적은 스트리밍 사업이다.

아이거는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금을 쏟아부었다.

헐리우드 대형 영화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했을 뿐 아니라 713억 달러를 들여 콘텐츠 강자 폭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 해 11월 탄생한 디즈니 플러스는 가입자 2천860만 명을 확보하면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밥 아이거 후임으로 디즈니 호를 이끌게 된 밥 차펙은 그 동안 디즈니 파크 부문을 총괄해 왔다. 차펙 역시 디즈니에서 27년 동안 몸 담은 베테랑이다.

밥 아이거는 “차펙은 디즈니의 풍부한 유산을 늘 존중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혁신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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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차펙 디즈니 CEO. (사진=디즈니)

차펙은 “밥 아이거는 디즈니를 가장 훌륭하고 성공적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들었다”면서 “나는 같은 전략을 계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테마파크 부문에서 주로 일을 해 온 차펙은 상대적으로 스트리밍 사업 쪽 경험은 없는 편이다. 따라서 디즈니가 차세대 사업으로 집중 추진하고 있는 스트리밍 쪽을 어떻게 이끌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씨넷이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