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택시 운전사인 A 씨는 요즘 깜짝 깜짝 놀란다. 서울시 관악 지역을 선호, 관악 쪽으로 가는 손님을 태우고 싶어하는데 요즘 이런 쪽 '콜 매칭'이 자주 오기 때문이다.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 A 씨와 가까이 있는 손님에게서 콜이 왔다. 이런 변화 뒤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인공지능(AI)'이 숨어 있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기사의 선호 지역을 파악, 손님과 매칭해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AI가 모빌리티에 적용돼 일상을 바꾸는 한 단면이다.
12일 지능정보산업협회(회장 장홍성 SK텔레콤 광고&데이터사업단장)가 주최한 '2월 AIIA(AI Is Anywhere) 조찬 포럼'에서 강사로 나선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은 카카오 모빌리티가 추진하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 서비스를 소개했다.
지디넷코리아도 주최로 참여하는 이 행사는 AI를 주제로 매월 둘째주 수요일 조찬으로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다.
이날 이재호 소장은 '데이터에서 신사업을 찾아라, 모빌리티 비즈니스 사례'를 주제로 '카카오T'의 혁신을 설명했다.
'카카오T 블루'는 승차 거부가 없는 택시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가 앱으로 호출하면 주변에 이용 가능한 차량이 자동으로 배차된다. 난폭 운전이 없고 차 안에 충전 시스템을 갖추는 등 일반 택시와 서비스의 질과 양을 차별화했다. 대신, 택시요금 외에 호출 비용을 최대 3000원까지 더 받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하면서 이름을 '웨이고 블루'에서 '카카오 T 블루'로 바꾸고, 택시 외관에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넣었다. '카카오 T 블루'는 서울, 대구, 성남시 등 3개 지역에서 정식 서비스를 하고 있고, 최근 충청권 최초로 대전시에서 500여 대 규모로 시범 서비스에 나섰다.
■카카오택시 2015년 3월 첫 서비스..."카카오모빌리티는 데이터 기업"
이 소장은 "2015년 3월에 처음으로 카카오택시를 서비스했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데이터 기업"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사람들이 원하는 이동은 트랜스포테이션(transportation)이 아니라 모빌리티(mobility)"라며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했다. 트랜스포테이션은 공급자가 정한 장소, 시간, 방법에 따른 이동이지만 모빌리티는 수요자가 원하는 장소, 시간, 방법에 따른 이동이라는 것이다.
카카오T 택시 호출은 하루에 3번 피크 타임을 보인다. 첫번째 피크 타임은 오전 7시~10시로, 오전 8시쯤 하루 중 최절정을 이룬다. 두번째 피크 타임은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7시, 세번째 피크 타임은 오후 9시~익일 오전 2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출퇴근 시간 피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8년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25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택시 기사 분신 등이 터지면서 서비스를 접었다. 이 소장은 "법으로 허용하더라도 택시 기사분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카풀 서비스를 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브랜드택시인 카카오T블루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택시업계 4곳과 함께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식을 열기도 했다.
이 소장은 "서비스가 좋으면 소비자가 추가 지불을 할 용의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올해 카카오T 블루를 주력사업으로 민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카풀 논란 때문에 해외 서비스 기회를 잃어버린 건 아쉽다"면서 "대신 해외사업자와 제휴해 해외 시장 진출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머신러닝과 데이터를 활용해 KTX 및 SRT 예약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도 준비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카카오T 택시 기사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승차 고객을 매칭해주고 있다. 이 소장은 "카카오앱에 등록돼 있는 25만명 택시 기사를 분석, 선호하는 지역으로 승객을 연결해주니 기사분들이 어, 어떻게 알았지 하며 놀란다"면서 "어떻게 알았겠나, 데이터를 봤으니 안거다"고 들려줬다. 또 카카오모빌리티는 맵매칭 기술 등을 적용해 택시 운행률도 효율적으로 높이고 있다.
■AI로 대리택시 기사 쉼터 어디가 좋을 지 분석...분당구에선 판교가 1순위
카카오 조사에 따르면, 대리기사를 전업으로 하는 비중이 49% 정도다. 이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게 쉼터가 없다는 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AI와 데이터를 이용해 대리기사들의 쉼터를 어디에 조성하면 좋을 지도 도출했다. 데이터 분석 지역은 성남시 분당구로 한정했다. 그 결과, 판교테크노밸리가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야탑역, 서현역, 정자역이 2~4순위에 올랐다. 분당구에 대리기사 쉼터 한 곳을 조성한다면 판교테크노밸리에 해야한다고 AI가 '코치'한 셈이다.
AI와 데이터는 주차문제 해결에도 유용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태원길의 화요일밤과 토요일밤을 비교, 주차 문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소장은 "주차장을 만들려면 1억~1억5천만원이 든다"면서 "요일별, 계절벌,지역별 주차 수요가 천차만별인데 주차장을 연결하고 공유하면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T 주차는 자동정산 프로세스도 갖추고 있다.
■카카오내비로 본 전국 맛집 1위는 군산 이성당 본관
이날 이 소장은 소비자들의 카카오내비 이용 실태를 분석해 '카카오내비 인기 음식점 10곳'과 '인기 쇼핑센터 10곳'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료는 2018년 7월~2019년 6월 발생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얻은 결과물이다.
이에 따르면, 인기음식점 1위는 전북 군산에 있는 이성당 본관이고 2위는 인천 강화에 있는 조양방직, 3위는 부산 기장에 있는 웨이브온 커피가 뽑혔다. 4위는 강원 속초에 있는 봉포머구리집 본점, 5위는 강릉 테라로사커피공장이였다.
인기 쇼핑 센터 1위는 경기 하남에 있는 스타필드였고 2위는 스타필드 고양, 3위는 이케아 광명점, 4위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5위는 이케아 고양점이 차지했다. 이 소장은 카카오T 셔틀과 카카오T 바이크도 소개했는데, 카카오T바이크의 평균 이동 거리는 2443미터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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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장에 이어 김경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전무(엔터프라이즈 스페셜리스트 팀 리드)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는 AI를 소개했다. 김 전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에 머신러닝 기술이 들어가 있다면서 "애저 AI 서비스, 애저 인프라, 코딩&매니징툴, 딥러닝 프레임워크 같은 AI 프레임워크를 마이크로소프트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장홍성 협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임근휘 상무, 렉스젠 안순현 대표, 코난테크놀로지 양승현 부사장, 최천우 한컴모빌리티 대표, 인터파크 윤준선 소장, 고려대 안암병원 이상현 단장, 에버트란 이청호 대표, 아임클라우드 김계홍 부사장, 엘지유플러스 김승환 담당,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원태 상무, 모비젠 김태수 대표,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박병건 대표, 두산 박일훈 부장, 소이넷 박정우 대표, 케이지모빌리언스 박철순 대표, 한국화웨이기술 박태민 부장, 현대자동차 설원희 고문, 와이즈넛 장정훈 연구소장, 지능정보산업협회 임선경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