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이은정 기자] 친구들과 둘러 앉은 카페 테이블에 무언가 자랑하고 싶은 신상을 슬쩍 꺼내둔 경험이 있는가.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을 만져보니 새 폼팩터 사용성과 휴대성에 아이코닉한 디자인까지 겸비해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생겨났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Palace of Fine Arts)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를 열고 새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을 선보였다. 지난해 갤럭시 폴드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대화면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신제품은 새 폼팩터에 최적화된 사용자경험(UX)에 '스타일리시함'을 더해 상품성을 한층 높인 모습이다.
우선 휴대성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갤럭시Z 플립은 접었을 때는 4인치 크기로 작아져 청바지나 와이셔츠 주머니에도 쏙 들어갈 정도였다. 펼쳤을 때 6.7인치 화면이 나타나 일반 대화면 스마트폰과 사용감이 비슷하다. 무게도 183g으로 가볍다. 지난해 갤럭시 폴드(263g)보다 무려 80g 줄어든 수준이다. 함께 공개된 6.7인치 갤럭시S20+(186g)보다도 가볍다.
외관에는 1.1인치 화면을 적용해 굳이 펼치치 않아도 접은 상태에서도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전화와 메시지를 볼 수 있고 스마트폰을 펼치지 않아도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셀피 화면도 볼 수 있다. 접은 상태에서 우측 전원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눌러 카메라를 실행하면 사진 촬영 화면이 뜬다.
또 접었을 때 전후면과 힌지가 곡선으로 매끄럽게 연결돼 손에 착 감기는 듯한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 디스플레이도 처음으로 접히는 유리인 울트라신글래스(UTG)가 적용돼 매끄럽고 프리미엄한 느낌을 더했다.
다만 여닫을 때 다소 뻑뻑한 느낌이 있다. 특정 각도에 고정할 수 있어 이같은 특성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부드럽게 조작할 수 있지만 갤럭시 폴드처럼 자석처럼 당겨 닫히는 느낌은 아니다. 화면을 보기 위해 펼칠 때마다 힘을 줘야 했다.
노트북처럼 사용자 필요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펼치거나 책상이나 탁자에 별도 액세서리 없에 세워 둘 수 있다. 사용자 니즈에 따라 세워두고 셀피 촬영, 영상 통화를 즐길 수 있다. 삼각대 없이도 저조도 환경에서 흔들림 없는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튜브에 최적화된 16대 9 비율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 브이로거에게도 최상의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책상이나 탁자에 '갤럭시 Z 플립'을 세워두고 핸즈 프리 상태로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바로 업로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글 테이크 촬영 기능도 눈에 띄었다. 몇 초간 영상을 찍으면 인공지능(AI) 카메라 선택에 따라 여러가지 필터와 '움짤'과 같은 촬영물이 남겨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촬영물을 바로 지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할 수도 있다.
내구성도 개선됐지만 여타 프리미엄 스마트폰급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제품은 이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 나이론 섬유를 활용한 스위퍼 기술을 적용한 하이드어웨이 힌지가 적용됐으며 힌지와 바디 사이 틈은 더욱 좁아졌다. 향후 차기작에는 방수방진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갤럭시Z 플립은 사진과 영상으로 소통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더불어 사용성 측면에서는 대화면 스마트폰을 한손에 쥐기 무겁거나 크다고 여기는 여성과 어린 연령층 소비자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165만원으로 230만원을 훌쩍 넘었던 갤럭시 폴드와 비교해 대폭 낮아졌다.
가격을 낮춘 대신 전반적으로 최신 사양을 탑재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촬영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갤럭시Z 플립은 펼쳤을 때 전면 1천만 화소 카메라와 후면 1천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4K 영상 촬영, 라이브 포커스 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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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3천300mAh 배터리, 삼성 모바일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를 탑재했다. 우측 옆면에 지문 인식 센서를 탑재해 삼성 페이 등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 헬스, 스마트싱스 등 다양한 삼성 서비스도 지원한다.
갤럭시Z 플립이 모토로라, 화웨이 등 경쟁사를 제치고 '미니 폴더블폰' 시장 선두에 설 수 있을까. 제품은 이달 14일부터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