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가 지난해 4분기 3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 1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더해 연말 재고 조정과 5G 마케팅 선집행 비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757억원)보다 34.5% 증가한 1천1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조6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조7천723억원)보다 1.8% 증가했다.
이 기간동안 LG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매출액 1조3천208억원, 영업손실 3천3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영업손실(1천612억원)과 비교해 적자폭이 2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3천223억원)보다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MC 매출액은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며 "매출 감소, 마케팅 비용 증가, 연말 유통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LG전자는 그간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모듈화, 플랫폼 전략 등을 추진해 왔지만, 판매 부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의 10월과 11월 누적 스마트폰 출하량은 5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9% 역성장했다. 연간 출하 성장률은 전년 대비 28%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또 5G 스마트폰 시장 개화에 대응한 마케팅 비용 선집행, LTE 구모델에 대한 재고조정 비용이 예상보다 확대된 것도 적자폭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적자폭 축소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북미 5G 스마트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출하량 증가가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는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에서도 5G 시장 진입을 위해 프리미엄 모델 출시를 늘려왔다.
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LG전자 출하 성장률 하락세는 외형 축소로 이어지며 고정비 절감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며 "결국 진정한 개선을 논하기 위해서는 북미 5G 스마트폰에서의 성공적 안착과 출하량 반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5G, 신규 폼팩터 등의 확대로 프리미엄 수요는 다소 늘어나겠지만, 보급형 시장에서는 업체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베트남 사업장 이전, 5G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하는 변곡점에 있는 만큼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1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축소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MC사업본부는 5G 시장 확대에 발맞춰 프리미엄부터 보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5G 모델을 국가별 상황에 맞춰 적기 출시할 계획이다. 또 고객 눈높이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매출 성장을 꾀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손익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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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LG전자 모바일 부문은 5G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통해 제품믹스를 개선하고, 생산지 이전(베트남), ODM 생산 비중 확대로 적자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