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협회 김용덕 회장이 손해보험업계의 부진한 업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책으로 빅데이터·인공지능(AI)·블록체인과 같은 신 기술을 업무 절차에 적극 도입하고, 자율주행차와 플라잉카와 같은 새로운 보험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이유로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실손의료비보험(실손보험)도 새로운 실손보험을 만들어 가입자를 이동시키겠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김용덕 회장은 이 같은 업계 목소리가 관철되도록 금융감독당국과 관계부처와 적극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20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2020년 손해보험협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용덕 회장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 나아가야할 지향점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손해보험산업의 체질을 개선해나가며, 새로운 시장 창출과 소비자 지향적인 혁신으로 '굿 인슈어런스(Good Insurance)'를 만들겠다"고 운을 뗐다.
김용덕 회장은 "AI 기반으로 상품 설계·심사·지금까지 보험 전 과정서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고, 생활 패턴 변화에 따른 사회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생활밀착형 상품을 늘릴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또 그는 "퍼스널 모빌리티와 드론·자율주행차와 플라잉카 등 위험 보장 보험 상품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손해보험협회는 올해 1월부터 AI를 활용한 보험 설계·가입이 가능하도록 AI프로그램 활용 요건 등 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든 후 내년 1월부터 규제 샌드박스와 연계해 AI 설계사를 통한 보험 모집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 보안성 강화와 서류 위·변조 방지를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해 보험청약서 같은 중요 서류 원본 인증 시스템을 구축한다. 현재 보험 계약 관련 서류 원본은 문서 창고나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해왔다.
김용덕 회장은 최근 통과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최근에 데이터 3법이 국회서 통과돼 손해보험 사업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기반이 됐다"며 "이종산업 간 데이터 결합을 통해 건강정보를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자연·사회 재난에 대한 공공 빅데이터 기반 지역 특화형 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7월부터 레벨 3 자율주행차의 운행이 가능해지는데 미래차 산업에 대한 보험 제도 기반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레벨 3 자율주행차는 전방을 주시하면서 손과 발이 자유로운 형태의 자율주행차다. 국회 계류 중인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등을 반영해 보험상품 출시를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플라잉카도 안전기준을 마련해 보험제도 기반을 단계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 김용덕 회장은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강조했다. 그는 "보험업계와 핀테크 업계 간 활발한 협업 이뤄지고 있다"면서 "민·관 합동 인슈어테크 추진단을 추진해 생·손보협회가 인슈어테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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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사고부담금을 상향하는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행 음주사고 부담금 체계는 음주운전자가 최대 400만원만 부담하면 민사적 책임이 면제되는 구조인데 자가 부담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실손보험과 관련해서는 자가 부담금이 0원이었던 과거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일부 자가 부담금을 부담하는 대신, 갱신 시 보험료를 인하해주는 새로운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