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반도체 굴기에 따른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31일 산업연구원은 '미래전략산업 브리프'에서 중국이 독자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 칩셋 개발을 완료하는 등 반도체 굴기에 따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 측은 "중국이 독자 인공지능 칩, 5G칩 개발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며 5G 이동통신, 자율주행 등 신산업 분야에서는 표준필수특허를 빠르게 선정하면서 대응하고 있다"며 "(이에) 자율주행, 5G, 시스템반도체, IoT(사물인터넷) 등 신산업 분야와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융합분야의 핵심 기술 및 특허표준 확보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표준화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는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중앙처리장치(CPU) '쉬안테 910'의 개발을 완료했다.
쉬안테 910은 인공지능과 5세대 이동통신(5G), 자율주행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리스크파이브(오픈소스 설계 플랫폼) 기반의 중앙처리장치(CPU)다. 이 칩셋은 현존 세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파이브 기반 프로세서 대비 40% 가량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 업체 바이두도 독자 인공지능 칩셋 '콘룬' 개발을 완료했다. 쿤룬은 바이두의 독자 설계구조인 'XPU'를 기반으로 초당 260조번의 연산이 가능한 고성능 칩셋이다. 이는 클라우드부터 엣지컴퓨팅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공지능에 활용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의 14nm(nanometer·10억분의 1미터) 공정 및 I-Cube(Interposer-Cube) 패키징 기술이 도입됐다.
화웨이도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 910'과 '아틀라스 900'을 연이어 공개하는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아틀라스 900은 어센스 910 수천 개를 연결한 인공지능 트레이닝 클러스터로 행성 20만개를 10.02초만에 모두 스캔할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중국 국유기업인 창장메모리(YMTC)가 지난 9월 64단 낸드플래시의 양산에 돌입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창장메모리는 오는 2021년까지 128단 3D 낸드플래시 제품의 기술개발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중관촌에서 반도체 굴기를 가속화하기 위한 새로운 추진 전략으로 '중관촌 순이원 3세대 반도체산업 혁신발전에 관한 촉진 방안'도 수립했다.
중관촌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국 IT 산업의 중심지다. 중국 정부는 중관촌에 글로벌 영향력을 갖춘 3세대 반도체 업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는 목표로 ▲반도체 가치사슬 강화 ▲기술혁신 ▲인재육성 ▲산업생태계 구축 ▲첨단연구성과 전환 ▲기업 역량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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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반도체 공정, 캡슐화 테스트, 신뢰도를 측정하는 산학연 융합을 촉진하고 투자액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 2천만위안(약 3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초기 연구개발부터 공정설계, 시제품 생산, 테스트베드, 창업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첫 제품 구매 기업에 대해서는 중대기술 장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YMTC가 공개한 64단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의 경우 2016년 12월에 양산한 제품으로 선도 제품과는 2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존재한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중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개발 계획에 차질을 보이는 가운데도 YMTC 등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개발 성과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확보를 위한 중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