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이 KT를 이끌어 갈 차기 CEO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황창규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최적의 인물을 찾기 위해 지난 1년여간 고민한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KT는 차기 CEO를 선발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하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매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외압 논란을 벗어나기 위함이다.
특히 KT는 현직 회장이 임기를 모두 마치고 자리에서 내려오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공정성 강화에 비중을 뒀다.
■ 공정한 룰 만들기…CEO 선임 절차 4단계로 세분화
첫걸음은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됐다. KT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세분화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개정된 정관은 회장 선임 절차를 기존 ‘CEO추천위원회→주주총회’ 2단계에서 ‘지배구조위원회→회장후보심사위원회→이사회→주주총회’ 4단계로 나누는 내용이다. 회장 선임 절차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지배구조위원회의 역할을 분산해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변화다.
정관 개정을 통해 ‘룰’이 만들어진 다음 단계로 KT는 현직 회장의 입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이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 거 및 불개입 선언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황창규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내년 3월로 예정된 임기 만료에 맞춰 퇴진하겠다”며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지난 4월에는 국회 청문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지배구조 위원회, 37명→9명으로
황 회장의 불개입 선언이후 차기 회장 선임을 향한 첫 번째 프로세스인 지배구조위원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이사 중 한 사람인 김대유 전 경제정책수석을 위원장으로 총 5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지배구조위원회는 내부적 검증 및 인터뷰를 통해 7명의 사내 후보자를 선정했다, 여기에는 끝까지 경쟁에 참여했던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등이 포함됐다.
이후 지배구조위원회는 10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외부 후보자 대상 공모 및 추천을 통해 총 30명의 후보자를 추가, 총 37명에 대한 심사에 돌입했다. 이때 참여한 외부 후보자로는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임헌문 전 사장 ▲최두환 전 KT 사장 ▲표현명 전 KT 사장 등이다.
■ 9명에서 1명으로…
지배구조위원회는 12월12일 37명의 후보자를 9명으로 줄였다. 사내 임원 3명과 전직 관료 출신 2명, 전직 KT 임원 4명으로 출신에 따라 고르게 포진됐다. 9명으로 줄어든 명단은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 넘어가 집중 면담을 통해 3명으로 후보를 줄였고, 다음날 이뤄진 이사회를 통해 최종 1명의 후보자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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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26일 후보자 9명에 대한 심층 면접을 통해 후보를 간추린 뒤, 이사회를 통해 최종 후보 한 명을 결정했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와 이사회가 이틀 만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배경에는 인적 구성이 같다는 점이 꼽힌다. 회장후보심사위는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8명 전원으로 구성되고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되지만, 이번 이사회는 황창규 회장과 차기 회장 후보가 빠지면서 사실상 동일한 인적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사회가 최종 후보자로 구현모 부문장을 선정하면서, 차기 KT CEO를 향한 레이스는 사실상 종료됐다. 최종 후보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차기 회장이 정해지면서, 멈춰져 있던 KT 시계도 속도가 날 방침이다. 우선 KT는 이르면 내달 중순쯤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시행하고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