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핵심 과제...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

[4차 페스티벌] 최영진 4차산업혁명위원회지원단 단장

디지털경제입력 :2019/12/17 16:08    수정: 2019/12/18 11:32

“올해 초 한국 랭킹 92위의 이호승 선수가 이세돌 9단을 꺾고 4강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AI와의 연습으로 짧은 시간에 실력을 올릴 수 있었다고 비결을 밝혔다.”

“4년 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전에서 알파고의 승리는 충격이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AI는 우리의 삶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최영진 4차산업혁명위원회지원단 단장은 17일 열린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 2020'에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비전과 방향'이란 주제로 키노트 강연을 진행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협력하는 관계에 가깝다는 의미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지원단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정부의 국가전략과 정책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부처간 정책을 조정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의 운영을 지원한다.

최영진 단장은 이번 발표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의의를 설명하고, 4차위가 추진한 대정부 권고안에 대해 소개했다.

이 권고안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역할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내용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의 주체인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동제도 개선 등 지원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요구를 담고 있다.

또한 AI, 데이터, 블록체인, 사이버보안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 사항도 포함돼 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불안감 ‘일자리’

최영진 단장은 4차 산업혁명을 좁게는 인공지능(AI), 넓게는 과학기술이 유례없이 빠르게 발전하며 제조, 농업, 유통 등 다양한 산업을 비롯해 사회 전반이 변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사회가 급변하는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우려해 불안감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AI의 발전이 급격화 되면서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단장은 “AI가 일자리를 가져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질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팽배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을 기록하는 등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지만 설문조사 결과 75% 이상이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고 밝혔다.

반면 IT 업계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분야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AI, 기계학습(ML) 전문 기술을 가진 인재가 부족해 성장이 더딘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발생하는 글로벌 주도권 잡기 경쟁에서 구글, 아마존 등 대형 IT 기업을 바탕으로 시대를 이끌고 있는 미국과 막대한 자금력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에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정부가 해야 할 핵심 역할로 꼽았다. 일자리가 늘어나기 위해선 기업이 성장해야 하는 만큼 기업성장을 위한 지원도 강조됐다.

더불어 혁신을 이끄는 인재가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동, 교육, 사회보장 제도의 개혁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 단장은 “알파고가 등장할 때에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을 살펴보면 대체가 아닌 AI와 사람이 함께 발전하고 있는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업이 성장하고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4차 산업혁명 맞춤 인재 성장 위한 사회 혁신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은 인재 육성을 위한 사회 혁신, 인재가 활약할 수 있는 산업의 기반 마련을 위한 산업혁신 그리고 혁신의 기반이 되는 기술과 데이터를 발전시키기 위한 지능화 혁신으로 나눠진다.

사회혁신은 4사 산업혁명으로 복잡하고 다양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재가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혁신이다.

이를 위해 권고안은 2차 산업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는 노동제도를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학교육 전반의 개혁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최영진 단장은 “또한 급변하는 시대의 특성상 시행착오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과 혁신의 길에 나설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기술혁신을 통해 이뤄낸 성과를 공유하여 안정적 삶을 보장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 구축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산업 환경에 맞춰 4차 산업혁명 이뤄져야

산업혁신은 바이오헬스, 제조, 금융, 모빌리티, 물류 등 각 산업의 특성에 맞춰 4차 산업혁명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표적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은 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 등을 통해 자국민의 데이터가 잘 축적돼 있고 고학력 인재가 많아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법제도적 불확실성 등으로 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권고안은 바이오헬스 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임상시험, 정보활용, 수가체계 등 바이오 및 의료체계 전반에 걸쳐 선제적이고 선진적인 규제 합리화를 지속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내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제조업은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산업생태계가 혁신을 막아왔던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혁신 주체 간의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협력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기업의 기술력, 미래 성장성을 복합적으로 평가하고 투자하는 ‘인내하는 모험자본’으로 변화가 요구됐다.

이 밖에도 권고안에는 스마트시티, 농업, 물류 등 국내 주요 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맞춰 변화해야 할 방안이 제시됐다.

■ 글로벌 경쟁력 위한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 기반 마련

지능화 혁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데이터와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지원하는 방안을 말한다. 주요 관련 기술로는 빅데이터, AI, 사이버보안, 블록체인, 기계학습 등이다.

최영진 단장은 “AI와 빅데이를 주도하느냐 못하느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정부는 국가의 사활이 걸린 데이터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이를 위해 개인정보보호 법제의 개선, 데이터의 활용과 유통을 촉진하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 및 행정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은 거의 모든 산업이 가상 공간에서 이뤄지는 만큼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다만 과도한 보안을 기업에 요구하면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보호와 활용이라는 두 가치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권고안은 요구했다.

최영진 단장은 혁신과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인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창업을 독려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와 실패 후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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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그는 “4차위는 국민과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원칙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모두가 행복한 4차 산업혁명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를 마쳤다.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 2020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주최하고 지디넷코리아가 주관하는 행사다.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되며 4차 산업혁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다양한 컨퍼런스와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