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데이터 트래픽 폭증 해결 광통신기술 개발

세계 최소형 80km 범위 통신망 200Gbps 광트랜시버 선보여

과학입력 :2019/11/26 09:04

국내 연구진이 5G 상용화 등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해결할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을 두 배로 늘려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소모 전력과 장비 크기도 대폭 줄일 수 있어 초연결 시대를 앞당기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모바일 백홀망과 소형 메트로망에서 1초에 200기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세계 최소형 크기의 광 트랜시버와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그동안 백홀망(전화국사)과 소형 메트로망(市단위 내부 연결)에는 주로 단위 모듈당 1초에 100기가 데이터 전송이 이뤄졌다. ETRI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전송 용량을 2배 늘려 1초에 200기가를 보낼 수 있다.

연구진은 빛의 세기를 바꾸는 변조방식을 채택했다. 즉, 기존 한 번에 1비트씩 보내는 2단 변조(NRZ) 기존 방식 대신 한 번에 2비트씩 보내는 4단 고차변조(PAM-4) 방식을 채택, 전송용량을 크게 늘렸다.

기존 포털 업체의 데이터센터 내부 10km 이내에서만 사용되던 PAM-4 변조 방식을 80km 구간까지 확장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TRI 연구진과 네온포토닉스 관계자들이 공동 개발에 성공한 400Gps 광 송수신기의 전송 성능을 분석하고 있다.

이런 성과에는 1550 나노미터(nm) 대역의 고밀도 파장(DWDM) 광신호를 다중화할 수 있는 독창적 구조의 광송신기 집적화 기술과 세계 최고 수준의 신호 품질 복구 성능을 갖춘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번 기술과 관련한 요소 기술로 50Gbps 실리콘 변조기, 50Gbps 프론트홀 광 트랜시버도 개발했다.

실리콘 변조기는 국내 파운드리와 협력,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을 내는데 성공했다. 50Gbps 프론트홀 광 트랜시버는 일반 사용자가 가장 많이 쓰는 통신망으로 5G 이후 통신 시장을 대비할 인프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미 400Gps 속도를 내기 위해 필요한 요소 기술로 광 송·수신기 개발을 완료했고, 신호처리 기술은 기술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를 활용해 향후 ETRI와 네온포토닉스는 데이터센터 내부 약 2km 범위 통신망에 사용되는 400Gps 광 트랜시버를 1초에 400기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성능으로 공동 개발해 통신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연구진의 기술을 종합해 적용하면 통신장비 전력 및 비용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 기존 방식 대비 소모전력이 1.5배 낮고 밀도도 4배 높아 장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장과 온도 변화에도 덜 민감하고 제작 공정도 단순해 내년 상반기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ETRI 연구진 성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광통신 분야 최고 권위지 '옵팁스 익스프레스(Optics Express)'에 게재됐다. SCI에 게재된 논문만 7편이고, 국내외 특허 출원 30여 건과 3건의 기술 이전도 이뤘다.

ETRI와 공동 협력 및 기술을 이전받은 국내 산업체는 오이솔루션, 네온포토닉스, 우리로, 엠피닉스 등이다. 이들 중소기업은 ETRI에서 받은 기술로 사업화를 진행, 내년 상반기에 중국과 일본, 미국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ETRI 김선미 네트워크연구본부장은 “이번 기술은 초고속 대용량 광연결을 이루는 핵심 기술"이라며 "고품질 영상, 초실감 미디어 서비스 등에 필요한 광 인프라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향후 테라비트 속도의 빛으로 연결되는 초실감 인터넷 시대의 주역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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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연구진은 포화상태에 이른 100Gbps를 넘어 400Gbps 통신 장비 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통신 장비의 광학 집적도를 더욱 높이는 연구로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국내 중소기업을 견인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메트로 액세스 네트워크용 200Gbps 광 트랜시버 기술개발' 과제와 '메가 데이터 센터 대용량 광연결을 위한 임베디드 옵틱 기반의 저가형 400Gbps QSFP-DD 광트랜시버 기술개발' 과제 일환으로 진행됐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200Gbps 광트랜시버 모습(중앙 금색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