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구글 스타디아...기대 이하 품질에 연이은 혹평

해외 주요 매체 “구매할 가치 없어”

디지털경제입력 :2019/11/22 11:22    수정: 2019/11/22 15:25

지난 3월 첫 공개 이후 게임업계와 이용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구글 스타디아가 혹평을 받고 있다. 예약구매자에 대한 지연 배송 문제가 생긴데다 서비스의 성공여부를 가릴 것으로 예상된 서비스 품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구글 스타디아는 AAA급 게임을 별도의 기기에 다운로드 하지 않아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시장의 화두가 된 서비스다. 이런 개념의 서비스가 과거에도 없던 것은 아니지만 구글 측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입력 지연을 크게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실제로 구글 스타디아는 북미와 유럽 등 14개국에서 지난 19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안정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타디아 전용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17만5천 건을 넘어섰다. 스타디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GDC 2019에서 스타디아를 발표 중인 필 해리슨 부사장

그러나 스타디아가 서비스 이용자 수에 대해서는 출시 전부터 이어진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서비스 품질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PC게이머와 US게이머와 코타쿠 등 미국의 게임 전문 매체는 물론 뉴욕타임즈, 포브스, 비즈니스인사이더, 벤처비트 등 주요 매체들은 모두 스타디아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 매체는 리뷰에서 “끔찍하다”, “재앙이다”, “구매할 가치가 없다”와 같은 직설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스타디아를 비판하고 나섰다.

비교적 중립적인 평가를 한 가디언이나 포춘, 뉴스위크 등의 매체도 스타디아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재 서비스는 미완성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스타디아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구글이 당초 약속했던 기능 중 많은 부분이 출시 단계에서 구현되지 않았다는 점과 입력 지연 현상이 종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 스타디아 파운더스 에디션

현재 스타디아는 게임을 별도로 다운로드 하지 않아도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클라우드게임의 기본 명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

4K 해상도에서 게임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며 데스티니2 등 일부 게임은 아예 4K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고 FHD 해상도를 업스케일링 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바일기기에서 LTE 네트워크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며 지난 3월 소개된 후 많은 관심을 받았던 유튜브로 게임 방송을 시청하다가 바로 게임에 합류하는 기능 역시 구현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입력 지연 현상과 비트레이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 해 화면이 뭉개지는 아티팩트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용자가 입력을 마친 후에야 캐릭터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때에 따라서는 화면 해상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기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단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워싱턴포스트는 스타디아로 데스티니2와 쉐도우오브툼레이더를 PC와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스타디아의 입력 지연 현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

‘입력 지연이 끔찍하다’(The input lag is horrendous)라는 제목의 해당 영상에서는 스페이스바를 누르고 한참 후에야 캐릭터가 점프를 하거나 입력 지연 때문에 적을 먼저 발견하고도 공격을 하지 못 하는 장면이 드러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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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의 스타디아 서비스 품질 테스트는 네트워크 딜레이 2ms, 다운로드 747.74Mbps, 업로드 909.16Mbps라는 쾌적한 환경 하에 진행됐다. 북미나 유럽 지역의 네트워크 환경이 이보다 훨씬 열악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이용자는 이보다 심각한 입력 지연을 경험하게 될 여지가 있다.

여기에 여전히 부족한 출시 게임 라인업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구글은 지난 18일 스타디아 출시 라인업을 당초 12종에서 22종으로 부랴부랴 확대했다. 스타디아 서비스 이후 즐길만한 게임이 부족하다는 이용자 반응을 의식한 행보였으나 연말 출시 예정이었던 게임을 출시 라인업으로 옮긴 것에 그쳐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