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대주주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기틀이 일부 갖춰졌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대표 발의안)이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원회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연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까지 통과한다면 케이뱅크의 대주주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올초 5천9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본격적 영업에 시동을 걸어왔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12일 최대주주를 KT로 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은행 지분 초과 보유 승인)을 신청했지만, 은행법 시행령과 은행업 감독 규정에 따라 심사 절차가 중단됐다. KT의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케이뱅크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하는 결격사유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무위 법안소위 심사서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에는 비금융자본(산업자본)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심사 기준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케이뱅크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부분이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연내 통과한다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내 케이뱅크의 최대주주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4월 이후 케이뱅크는 9개월째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해왔다. 이번 법 개정안 통과는 케이뱅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한다는 전제로 유상증자 계획을 연말 혹은 내년 초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심성훈 행장의 임기가 한시적으로 연장, 2020년 1월 1일까지이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5천51억원으로 카카오뱅크의 자본금 1조8천억원에 비해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업계에선 안정적 영업 기틀 마련을 위한 자본금 수준을 2조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를 발행한 후 주주들의 지분율에 따라 배정하고 실권주 발생 시 KT가 가져가는 방식이다. 아직 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만큼 확정된 것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는 25일 정무위 전체회의와 11월말이나 12월초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의결 후 12월초 본회의서 통과되지 않겠냐는 게 회사 관측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기준 케이뱅크의 보통주 지분은 13.79%, 전환우선주 지분은 15.47%를 보유하고 있다. KT의 보통주 지분은 10%, 전환우선주 지분은 57.48%다. 지난 7월 12일 전환우선주 276만주를 발행해 우리은행과 KT 등이 주금을 납입해 전환우선주 지분 비율은 다소 높아졌다.
향후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의 특혜를 봤다는 의혹을 뛰어넘을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적용된다고 하지만, 현재로선 케이뱅크가 가장 득을 보기 때문에 의혹 논란이 지속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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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다르게 KT가 갖고 있는 통신 데이터가 큰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통신스코어점수(신용평가점수)로 대출을 만드는 은행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다른 은행이 보유하지 않은 데이터가 금융서비스로 직결되기 위해선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도 케이뱅크의 변수가 될 예정이다.
과거에 비해 경쟁 환경은 더욱 어려워졌다. 오픈뱅킹을 12월 18일 본격 실시, 은행-핀테크 간 경쟁의 벽이 허물어졌다. 금융당국은 연내 최대 2개까지 새로운 인터넷은행 인가를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