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음식물쓰레기를 청정 재생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음식물쓰레기로부터 나온 재생연료는 고품질 석탄의 화력과 맞먹는 고열량이면서도 염도를 대폭 낮춰 친환경적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획기적으로 개선한 '음식물쓰레기 재생 고형연료화 기술'을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음식물쓰레기는 지난해 한 해동안 수거·처리에 1조3천억원 이상이 들 정도로 발생량이 막대하다. 음식물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유해 발암물질 때문에 소각도 어렵다. 이에 음식물쓰레기의 80%는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매립된다.
음식물쓰레기 재생사료는 조류인플루엔자(AI)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원인으로 인식될 정도로 전염에도 취약하다는 게 단점이다. 재생퇴비 역시 염분으로 인한 토양 오염을 유발해 음식물쓰레기의 새로운 재활용 처리방안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건설연 김이태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상황에 착안해 음식물쓰레기의 열분해 고형연료화 기술을 개발,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방법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음식물쓰레기를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고분자 물질을 열분해시키는 방법으로 다이옥신 발생 우려가 없는 공정을 새롭게 개발했다. 염분을 제거하는 탈염공정을 진행해 90% 이상 효율을 향상하고, 폐수 발생 없이 염분함량을 3~5% 대에서 0.2%로 낮췄다.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가스는 건조 에너지로 재활용해 시스템 운영비도 절감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음식물쓰레기는 탄소가 농축된 고열량 친환경 '숯덩어리(bio-char)'로 가공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청정 고형 재생연료(Bio-SRF, Solid Refuse Fuel)'는 사료나 퇴비로 활용할 때보다 유기물질이 적게 나오고 악취가 발생하지 않아 보관·운반이 쉽다. 신기술은 신규 시설 건축 없이도 퇴비화와 사료화 처리 시스템을 조금만 개량하면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또다른 장점이다.
연료 품질도 뛰어나다. 연구팀은 환경규제가 까다로운 유럽에서도 엄격하다고 알려진 영국 공업표준규격 'BS EN(British adoption of a European Standard; BS)' 최고등급(1등급) 이상의 성능을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재생연료의 열량을 1킬로그램(kg)당 3천~4천킬로칼로리(kcal)에서 6천kcal로 2배 가까이 높였다.
특히 화력발전·지역난방·산업용보일러 등에 새로운 고형 재생연료를 폭넓게 활용하면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연간 885만 톤(t)의 온실가스(CO2)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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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책임자인 김이태 박사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더 쉽게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 잠재력이 큰 음식물 부산물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한편, 건설연은 지난 10월 30일 한국중부발전과 재생에너지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새로운 고형 재생연료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써 화력발전에 시범적으로 활용키로 합의했다. 연구팀은 연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성능 테스트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