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가 꿈꾸는 CJ헬로 시너지는?

AR·VR 콘텐츠 수급 및 기반 기술 개발에 5년간 2.6조원 투자

방송/통신입력 :2019/11/18 16:46

LG유플러스가 2024년 말까지 가상·증강현실(AR·VR) 콘텐츠 분야에 2조6천억원의 거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미디어 콘텐츠의 영역을 모바일에서 유료방송으로 확장함으로써, CJ헬로 이후 유료방송 시너지 창출 및 5G 모바일 시장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18일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정기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투자금액과 방향을 확정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 이후 추진할 방송·통신 시장 전략을 처음으로 내비친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 초 개시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움직임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절차를 넘어, 방송·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르면 연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 왜 콘텐츠일까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첫 번째 키워드로 ‘AR·VR 콘텐츠’를 제시했다. 기존 5G 네트워크 기반의 모바일 환경에서만 이용 할 수 있었던 AR·VR 콘텐츠를 유료방송 시장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용 AR·VR 콘텐츠를 개발·수급하는 과정과 각종 혁신형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도록 유료방송 플랫폼을 개선하는데 투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케이블TV 자체 서비스 개선을 위한 비용은 이번 투자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계획은 AR·VR 콘텐츠 생태계를 유료방송으로 확장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바일 환경이 아닌 유료방송 환경에서 AR·VR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투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모델들이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는 모습.(사진=LG유플러스)

이는 서비스 이용가격에 따라 좌우되던 유료방송 경쟁의 축을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기존 유료방송은 각 사업자가 서로 유사한 콘텐츠와 채널을 제공하는 탓에 가격이 주된 경쟁요소였다. 때문에 IPTV는 모바일·인터넷 결합 할인에 의존했고, 케이블TV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을 앞세웠다.

LG유플러스가 AR·VR 콘텐츠를 유료방송 시장에 도입할 경우,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쟁 환경이 재편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단면적인 TV 시청환경을 벗어나 보다 편리하게 실감 미디어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제공하는 콘텐츠에 따라 서비스 이용료를 높이고, 새로운 매출 성장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5G 경쟁력 강화까지 일석이조

AR·VR 콘텐츠 투자는 유료방송 시장 재편뿐만 아니라 5G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이다. 이는 마케팅 경쟁을 지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5G 시장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R·VR 시장은 2023년까지 매년 62% 성장해 약 2980억달러(346조8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역시 5G B2C 서비스의 핵심으로 AR·VR 기반 실감 미디어를 꼽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AR·VR 콘텐츠 투자는 5G 기반 모바일에서 유료방송으로 서서히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유료방송에 AR·VR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기반 기술이 우선 개발돼야 하지만. 5G 기반 모바일 환경에서는 즉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AR·VR 콘텐츠 투자는 5G 콘텐츠 강화로 이어지고, 이는 자연스레 5G B2C 시장 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료방송 AR·VR 콘텐츠는 LG유플러스가 앞서 선보인 ’U+프로야구’와 같이 모바일로 우선 선보인 서비스를 방송 환경에도 구현하는 방식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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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AR·VR 콘텐츠 투자의 첫걸음으로 모바일 서비스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제공 중인 5G 기반 AR·VR 콘텐츠를 연내 1만9천여편 수준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AR 스튜디오와 신규 서비스 출시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 대표 서비스인 VR·AR 활성화를 위해 기반 기술 개발과 콘텐츠 발굴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5G 등 차별화 서비스를 더욱더 많은 이용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