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제로페이'의 운영권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10여개 업체로 구성된 민간 재단법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간편결제진흥원)'이 맡게 된다.
4일 서울 통일로 연세재단세브란스빌딩에서 간편결제진흥원 출범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초대 이사장으로는 웹케시 윤완수 대표가 원장은, 이근주 전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국장이 맡기로 했다.
이날 윤완수 초대 이사장은 "제로페이 가맹점을 내년 상반기까지 50만개로 늘리는 등 국내 직불결제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간편결제진흥원은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업체들의 자발적 참여로 결정되며, 재단은 업체의 출연금과 일부 가맹점과 모바일 상품권 대행 수수료로 운영된다. 현재 재단에 합류 의사를 밝힌 곳은 10여 곳이며, 출연금은 70억~80억원 규모다.
윤완수 대표는 "서울시 등 민간 업체로 제로페이를 이양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예산을 정부로부터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재단은 가맹점 인프라를 만들어나가고 관리를 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완수 이사장은 적어도 100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해야 '제로페이 생태계'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윤 이사장은 "간편결제진흥원은 도로 공사라고 보면 된다"며 "정부가 해줄 것은 도로를 닦고 가맹점 가입 시 QR키트 보급 예산이다. 도로 운영 예산은 안받는다"고 덧붙였다.
간편결제진흥원은 현재 30만개 수준인 가맹점을 내년 상반기까지 50만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로페이 도입 프로세스 간소화와 다양한 결제 방식 구축 등을 검토 중이다. 윤 이사는 "온라인 신청 후 24시간 내 승인, 3일 이내 제로페이 QR키트를 발송하는 것을 보고 있으며 온라인 가입 프로세스는 다 만들었다"며 "온라인 외에 소상공인 대상 오프라인, 대형 가맹점 확대를 위한 팀 등 세 개 채널을 통해 가맹점 확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페이의 실효성에 대해 윤완수 초대 이사장은 국내 직불결제 인프라를 만들고 핀테크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국내에는 신용카드 결제망은 잘 구축됐지만 직불결제는 없다. 제로페이는 직불결제 공동 인프라이자 플랫폼"이라면서 "오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제로페이를 적용하면 바로 쓸 수 있고 진입에 돈이 안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픈뱅킹결제망은 은행망에 접속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고, 제로페이는 오프라인에서 쓸 수 있는 결제망이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쓰임처 확대에 대해서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윤 이사장은 "업무추진비를 신용카드로 할 필요가 있겠냐"며 "11월 중 서울시 업무추진비 결제를 제로페이로 하는 방식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제로페이에는 신한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BNK부산은행·BNK경남은행·전북은행과 비즈플레이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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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과 지역화폐의 접목도 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주 간편결제진흥원장은 "장기적으로 블록체인과 지역화폐의 접목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업권서 제로페이를 4차 산업혁명 기관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편결제진흥원은 제로페이 사용액을 공개했다. 2018년 10월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제로페이는 지난해 12월 월 결제액은 3천만원이라고 발표했다. 1년 여 뒤인 2019년 9월 월 결제액은 92억여원이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누적 결제액은 47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