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IPTV 송출수수료 갈등 심화…방통위 중재 요청까지

"인상률 부담" vs "정당한 요구"

방송/통신입력 :2019/10/30 16:30    수정: 2019/10/30 16:31

홈쇼핑 사업자와 IPTV 사업자 간 송출수수료 인상 폭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홈쇼핑 사들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송출수수료로 현재 들어가 있는 채널을 지키기도 어렵다고 토로하는 한편, IPTV 사들은 케이블TV 사업자보다 송출수수료를 적게 받고 있어 형평성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홈쇼핑이 방송통신위원회에 LG유플러스와 송출수수료 협상이 어렵다며 중재를 요청하고 나서 주목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대홈쇼핑은 방통위에 송출수수료 관련 중재를 요구하는 '방송분쟁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LG유플러스가 송출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과도한 인상률을 요구해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분쟁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현재 LG유플러스 IPTV 10번 채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TV측이 요구하는 송출수수료 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협상에 진전이 안 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유료방송업계에서 LG유플러스 가입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홈쇼핑 측에 지난해 대비 오히려 송출수수료 인상폭을 낮춰 제시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IPTV 송출수수료 규모는 현재 케이블TV대비 여전히 낮다"면서 "IPTV 송출수수료 수준을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이 방통위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게 되면서 방통위도 분주해지는 모양새다. 그동안 송출수수료 협상은 사업자 간 계약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렇다 할 수 없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분쟁조정 신청을 하게 되면서 방통위도 손을 놓을 수는 없다. 분쟁조정위원회 희의를 통해 각 사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권고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로고.

방송분쟁조정위원회의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사업자 등의 사이에서 발생한 방송에 관한 분쟁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법정위원회다.

방통위 관계자는 "양측의 합의를 권고하게 되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견 청취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조정안을 보냈을 때 한 쪽이라도 수용하지 않으면 조정 효력은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현대홈쇼핑이 오죽하면 방통위에 분쟁조정 신청을 요청했겠느냐는 분위기다.

홈쇼핑사들은 아직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와의 올해 분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중이다. 롯데홈쇼핑 또한 LG유플러스와 협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 들어와 있는 12번 자리를 SK스토아에 내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현대홈쇼핑 사례로 인해 정부가 송출수수료 갈등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라며 "채널 변경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PTV업계에서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IPTV가 케이블TV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니 그에 따른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설명이다. 소명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메이저 홈쇼핑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 등의 근거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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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업계 관계자는 "만약 협상 과정에서 송출수수료 관련된 가이드라인에 저촉이 있었으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개입이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다"며 "정부가 가격을 정해줄 수 없기 때문에 조정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들이 T커머스 채널도 함께 운영하며 황금채널과 30번대 채널 등 두 개의 채널에 대한 송출수수료를 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