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는 업계 최초로 신기술을 적용한 '초저유황선박유(VLSFO)' 생산공정을 개발, 국내 특허를 출원하고 다음 달부터 제품을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초저유황선박유는 황 함량 0.5% 미만인 친환경 선박유를 의미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전 세계 선박유 황 함량 상한선을 0.5%로 제한하는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시행한다. 2012년 4.5%에서 3.5%로 낮춘 지 8년 만에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강화된 IMO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고도화설비 일부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 'VLSFO 생산공정'으로 변경하고 최근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988년 국내 처음으로 고도화설비를 도입한 이래 축적한 중질유 처리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혼합유분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아스팔텐 성분을 독자적인 용제처리 방법으로 완벽히 제거하는 세계 최초의 신기술을 이번 공정에 적용했다. 아스팔텐은 필터, 배관 등의 막힘을 야기해 선박의 연비를 낮춘다. 심할 경우 연료의 정상주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대오일뱅크는 혼합유분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다양한 유분을 폭넓게 배합해 초저유황선박유 수요 증가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 설비를 활용해 투자비를 최소화하고 시장수요에 맞춰 기존 모드와 초저유황선박유 생산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VLSFO는 기존 선박유보다 약 30%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IMO2020 이후 VLSFO 수요 증가에 따라 두 제품 간 가격 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Energy Aspects'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해상연료유 수요 300만B/D 가운데 VLSFO의 점유율은 50%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어 200만B/D 규모까지 확대된다는 분석이다. 현재 VLSFO가 배럴 당 80달러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1억6천만 달러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
김철현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장은 "선박 환경을 고려한 신기술로 고품질 초저유황선박유 시장을 발 빠르게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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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도 새로운 IMO 규제에 대비해 벙커유를 추가 탈황할 수 있는 고도화설비를 신·증설하고, 황 함유 정도가 다른 여러 유분들을 배합해 물리적으로 황 함량 기준을 맞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강화된 환경규제를 대비,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지속해왔다"며 "앞선 기술로 초저유황선박유에 대한 장기계약 물량을 이미 다량 확보하는 등 앞으로도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