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육성, R&D 혁신과 상생협력 필요해"

14일 국회 '소·부·장 경쟁력 강화 토론회'서 전문가들 한 목소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10/14 18:03    수정: 2019/10/14 18:18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 자문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장기 관점에서 핵심 분야를 선정하고 국가지정연구실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장을 선도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선도형 연구개발도 필요하다.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육성과 대·중·소 기업이 함께 할 수 있는 상생생태계 구축도 반드시 필요하다." -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 총장.

"핵심 전략품목에 대한 국내외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기업 국산화를 지원해야한다. 전방산업에서 후방산업으로 연결되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도 필요하다. 글로벌 부품·소재 밸류체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경쟁력도 확보해야한다." - 장재형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중국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에도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과거 일본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왔는데 이제는 중국이 엄청난 추격속도로 우리나라를 쫓아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 출연연, 대학 등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향후 3년내 우리는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근간이 되는 연구·개발(R&D)의 혁신과 대·중·소 기업간 상생협력을 통한 산업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에서 취약했던 것은 완제품 산업 대비 작은 시장 규모 탓에 그동안 (대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주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10년 이상의 연구·개발(R&D)을 요구하는 분야로 우수한 과학기술에 기반한 장인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토론회' 현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술 자문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조치 이후 곧바로 130여 명의 전·현직 교수 참여하는 기술자문단을 발족, 현재 자문 문의만 155건에 달하는데 중·장기적으로는 이와 같은 기술자문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공동연구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육성을 위한 핵심 방안으로 R&D의 혁신을 강조했다.

신 총장은 "중·장기 관점에서 핵심 R&D 분야를 선정하고 국가지정연구실을 운영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른바 Korea Global Competitiveness Initiative 2030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규모, R&D 수준, R&D 우수 전문인력 확보 등을 고려해 핵심 분야별 국가지정 연구실을 운영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최근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에 매년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이걸로는 1천여 개의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를 커버할 수 없다"며 "향후 10년을 바라보고 계획을 세워 핵심 분야를 선정해야한다.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연구비가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국가별 총 연구개발비로 보면 미국의 8분의 1, 중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R&D 지원 방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지난 30여 년간 R&D에 있어 놀라운 양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분야는 거의 없었다"며 "R&D 방향은 추격형이 아닌 글로벌 선도형 R&D로 전환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기업유형별 수출비중을 보면 대기업이 전체의 61.5%, 중견기업이 19.4%, 중소기업이 19.1%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지배할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해야한다는 이야기"라며 "중요한 것은 기술자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육성해야한다는 것으로 현재 중소기업에는 박사급 인력이 거의 없는데 기업 캠퍼스 연구소를 활성화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시제품 테스트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의 대·중소기업 상생 프로젝트도 가동해야한다"고 말했다.

장재형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역시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초체력이 되는 R&D에 대한 혁신과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장재형 교수는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최고의 제품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독과점 구조 형태로 글로벌 가치사슬 속 국제 분업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핵심품목 진단을 기반으로 유형·분야별 맞춤형 R&D 집중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 관계에서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닌 혁신의 주체로 나서고 있고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미중 무역마찰, 한일관계 악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학술적 연구 R&D 결과가 산업현장에서 활용돼 투자의 가치가 높아지도록 R&D 프로세스를 혁신해야한다. 산업현장 수요에 신속하기 대응하기 위해 R&D 전주기 장벽을 해소하고, 국가 R&D 역량을 결집해 핵심 소재·부품·장비 자립 역량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부품·소재·장비 산업 육성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인 기대감도 전했다.

그는 "부품 산업의 우기는 우리나라 산업의 기회로 새로운 게임 체인저의 탄생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핵심 전략품목에 대한 국내외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기업 국산화를 지원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방산업에서 후방산업으로 연결되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국내 기업들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의 적극적인 육성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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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주 회장은 "최근 중국은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고 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도 엄청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과거 일본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왔는데 지금 중국이 엄청난 추격속도로 우리나라를 쫓아오고 있다. 우리가 중국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 출연연, 대학 등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향후 3년내 우리는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 구축을 위해서는 국산화와 세계화의 전략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기업과 전략적 공동개발을 통한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부터 차별화된 R&D 지원정책, 4대 연기금 투자유도, 국내시장 우선 사용 지원 정책, 채택기업의 R&D 정책자금지원 및 세제 혜택을 통한 국가전략기술보유기업들의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