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스타벅스·KFC도 무인 점포...직접 체험한 알리바바의 '신유통'

[APSARA2019] AI와 신유통이 만나다

인터넷입력 :2019/09/29 08:50    수정: 2019/09/29 13:24

"그냥 얼굴을 가져다 대세요"

QR코드로 스캔하려고 손을 명찰로 가져가자 입구 옆에 선 보안 담당자가 답답한 지 한마디 한다. 태깅을 위해 손으로 명찰을 배에서 집어 들어올려 기기에 올려놓는 과정이 없으니 빠르다.

이 얼굴인식 기기는 25일부터 3일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그룹의 '압사라컨퍼런스(APSARA CONFERENCE)2019' 행사장 내 컨퍼런스룸과 전시장 포함 모든 입구에서 등록객을 맞았다. 압사라컨퍼런스는 알리바바그룹의 고향인 항저우에서 매년 한번 개최되는 상징적 행사로서 그룹의 최신 기술이 포럼과 전시회를 통해 총출동한다.

얼굴 등록은 처음 행사 입장을 등록할 때 본인 스마트폰 카메라로 할 수 있다. 원하지 않으면 그냥 QR코드로 해도 된다. 이번 행사는 '지갑이 필요없는' 거대한 스캐너를 방불케했다.

이 얼굴인식 기기는 행사장 내 컨퍼런스룸과 전시장 포함 모든 입구에서 등록객을 맞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입장할 때 얼굴을 '스캔'했다면 소비는 QR코드를 '스캔'한다.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낼 일이 적어도 이 곳에선 없다.

캔커피는 '스타벅스' 로고가 쓰여진 무인 차량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산다. 알리바바그룹의 무인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이 차량은 QR코드로 스캔한 이후 문을 열고 음료를 꺼내면 자동으로 구매한 금액을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Alipay)로 정산한다.

스타벅스의 캔커피를 무인 차량에서 QR코드 스캔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중국인이 캔커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스캔 후 물품을 꺼내면 자동으로 정산이 된다. 행사에 참석한 한 중국인이 캔커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알리바바)

알리바바그룹 쉬에둥씨는 "알리바바그룹의 다모아카데미 X랩에서 자율주행 기술 등 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캔이 아니라 아메리카노를 원하는 이를 위한 자판기도 QR코드로 이용한다. 스크린을 터치해서 원하는 음료를 누른 이후 알리페이 QR코드 스캔으로 결제를 하면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제조돼 나온다.

QR코드 스캔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다. 일반적 아메리카노 자판기와 같은 원리다. 행사에 참석한 한 중국인이 커피 구매를 위해 알리바바그룹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행사장 한 켠에선 KFC 로봇이 만드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KFC가 '무인 슈퍼 간식 체험 매장'이라고 이름붙인 아이스크림 매대에선 콘의 고깔 부분이 부서지지는 않고도 가볍게 아이스크림을 들어올릴 수 있는 정도의 정교한 '잡기 능력' 또 '6+1' 관절의 조화로운 협동 작업 움직임, 여기에 실시간 품질 검측 능력이 더해진 로봇이 아이스크림을 서빙한다. 설명에 따르면 이 로봇은 45N 즉 4.59Kg 무게의 물건을 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결제는 QR코드 스캔으로 한다.

KFC가 로봇이 만드는 아이스크림 매장을 운영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KFC가 로봇이 만드는 아이스크림 매장을 운영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미 QR코드가 보편화한 중국에서 AI 기술이 결합한 유통 모델이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행사장 옥외에선 얼굴을 인식해 감정을 알려주는 이벤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화장실 휴지도 알리페이 스캔을 하면 무료로 쓸 수 있다고 설명됐다. 실제 화장실 내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지가 있었지만 이 경우 일종의 네트워크 형성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보인다.

화장실 휴지도 알리페이 스캔을 하면 무료로 쓸 수 있다고 설명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곳곳에선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기업인 차이냐오네트워크가 개발한 '라스트마일(Last Mile)' 무인 자율주행 물류 차량이 돌아다닌다. 이 차량은 이미 상용화됐다. 알리바바그룹의 강왕 다모아카데미 자율주행연구소장은 "알리바바그룹의 자율주행은 물류 차량 개발에 집중돼있다"며 "라스트마일 자율주행 차량을 상용화했으며 향후 일반 자율주행 승용차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물류 차량에는 자율주행 기술은 물론 얼굴인식 택배 수취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집약됐다.

행사장의 자율주행 자동차 (사진=지디넷코리아)
행사장을 돌아다니는 차이냐오네트워크의 무인 물류 자동차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전시장에선 블록체인을 접목한 도서 대여 서비스도 선보여졌다. 개인정보 중앙화 없이 알리페이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해 도서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인공지능,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이 접목돼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하는 것은 알리바바그룹이 말하는 '신유통' 서비스의 일환이다. 무인으로 움직이는 차량은 '신물류' 서비스의 핵심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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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알리바바그룹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알리바바클라우드, 반도체 기업 핑터우거, 물류 기업 차이냐오네트워크, 배달 O2O 기업 어러머, 유통 기업 허마셴성과 티몰 등 그룹 계열사를 통털어 유통과 반도체, 물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지능형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알리바바가 행사장에서 선보인 다양한 상용 기술도 수 만여명의 등록객을 신유통과 신물류 체험객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