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등 국가 위기 대응 위해 ICT 활용해야”

리스크 관련 각종 자료 데이터화…사전 예방 위해 R&D 강화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9/09/25 17:39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비롯해 화재·미세먼지 등 국가적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ICT에 기반한 예방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 열린 ‘국가 리스크 거버넌스,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 토론회에 참석한 고상백 연세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는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대응에 초점을 맞추는 게 일반적”이라며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과학적 접근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사전 예방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상백 교수는 지난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을 예로 들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단순히 산림이 훼손되는 것을 넘어 ▲연기를 통해 일차적으로 각종 유해 화학물질이 배출되고 ▲연소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토양에 축적되며 ▲비를 통해 유해 물질이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설명이다.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 열린 ‘국가 리스크 거버넌스,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 토론회 현장 모습.

산불로 인한 피해도 인명 사고를 넘어 ▲심리적 영향 ▲중장기적인 건강 악화 ▲보건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어린이·임산부 등 보건학적 민감 집단의 건강 영향 등으로 광범위하다.

고 교수는 국가적 위기에 따른 영향과 피해가 복합적인 만큼 과학적 근거를 통한 예방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각종 위기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를 적용해 적정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위기 대응 체계의 핵심은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통해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바른 의사 결정을 위한 첫 단계로는 자료 수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과거의 사례와 자료, 실시간 자료, 재난 후 자료를 데이터화한다면 향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때 올바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리스크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국회 내 별도의 조직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회의원·행정부·연구단체·외국 등 리스크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국회 내 전담 조직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공래 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한림원 정책학부 정회원)는 “리스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기관은 많지만, 공유가 안 되는 탓에 활용도가 부족하다”며 “국회 내 각종 리스크에 대한 자료를 수집·분석·평가하는 조직을 구축하면 리스크 예방·대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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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예방책을 만들기 위해선 재난·안전과 관련된 R&D가 확대돼야 한다는 점도 밝혔다. 현재 행정안전부만 보유하고 있는 재난·안전 관련 담당 조직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계해 확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공래 전 교수는 “과기정통부를 비롯한 타 부처의 재난 안전 R&D 투자 현황을 공유하는 방법을 통해 투자액을 늘리고 강화해야 한다”며 “현재 각 기관에 쌓여있는 과거 연구 결과를 공유해 다양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