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듀파인' DB암호화 선정, 법정싸움 비화

우선협상대상자가 대구법원에 '지위 유지' 가처분 신청

컴퓨팅입력 :2019/08/14 13:31    수정: 2019/08/14 22:50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추진하는 '차세대 지방교육 행정 및 재정 통합시스템(K에듀파인)'에 들어갈 데이터베이스(DB) 암호화 제품 공급업체 선정이 법정싸움으로 비화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가 대구지방법원에 '지위 확인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유지해달라는 것이다. 법원 판결은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 나올 예정이다. 판결 결과에 따라 사업자가 달라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에듀파인'용 DB암호화 제품 공급업체로 선정된 신시웨이(대표 정재훈)는 지난달 31일 대구지방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대구지방조달청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신시웨이를 "부적격하다"며 통보했는데, 이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신시웨이는 지난 5월초 열린 K에듀파인 DB암호화 제품 사업자 선정 제안 발표에서 1등을 차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하지만 이틀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사업 발주처인 KERIS가 "민원이 접수 됐다"며 신시웨이 선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신시웨이에 따르면, 당초 KERIS는 신시웨이의 사업 프로젝트매니저(PM) 경력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PM 경력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다시 신시웨이 제품의 CC인증을 문제 삼으며 신시웨이가 허위 제안서를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시웨이는 CC인증을 주는 IT인증사무국에 KERIS가 문제 삼은 제품의 CC인증 유효 여부를 문의했고, 그결과 IT인증사무국에서 CC인증이 유효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신시웨이는 제안서에 쓴 제품의 CC인증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KERIS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대구조달청은 지난달 19일 KERIS 의견을 받아들여 신시웨이에 부적격 사업자 통보를 했다. 이에 신시웨이는 대구지방법원에 우선협상자 지위 유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1차 심의가 13일 열렸다. 최종 판결은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 나올 예정이다.

KERIS는 가처분 신청 결과를 반영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즉, 대구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신시웨이가 사업을 다시 지속할 수 있고, 반대로 기각되면 신시웨이에 이어 2등을 한 업체가 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K에듀파인'은 크게 응용SW 개발, 인프라(하드웨어) 도입, SW 분리발주 등 세 분야로 나눠 추진된다.

응용SW 개발과 인프라 도입은 아이티센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내년 7월말까지 구축을 완료한다. 문제가 된 것은 총 26종의 SW 분리발주 대상 중 DB암호화 분야다.

당초 6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고, 지난 5월초 제안 평가에서 신시웨이 컨소시엄이 1위를 차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신시웨이가 제안한 DB보안 제품은 '페트라사이퍼 버전 3.1'이다. 이 제품이 인증 유효 시비에 휘말렸다.

제안 요청서 요구 내용은 '효력이 유효한 CC인증을 획득하거나 국가정보원의 검증필 암호 모듈(KCMVP)을 탑재한 제품'이다. 요구 내용중 CC인증은 문제가 없다. 신시웨이 제품('페트라사이퍼 버전 3.1')은 2012년 2월 처음으로 CC 인증을 받았다. CC인증은 3년마다 갱신해야한다. 이에 2015년과 지난해 재인증을 받아 2021년 2월까지 CC인증이 유효하다.

문제는 '암호 모듈' 부분이다. '페트라사이퍼 버전 3.1'에 들어간 암호모듈은 2014년 1월 인증(KCMVP)을 받았다. 하지만 효력이 올 1월 만료됐다. 즉 신시웨이가 제안한 '페트라사이퍼 버전 3.1'은 CC인증은 유효하지만, 이에 포함된 암호모듈은 유효 기간이 끝난 것이다.

KERIS는 이 부분을 문제 삼아 신시웨이를 부적격 사업자로 처리해달라고 대구조달청에 요청했고, 이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신시웨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CC인증을 관할하는 IT보안인증사무국에 문의한 결과, CC인증이 유효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제안요청서가 or(~하거나)로 돼 있기 때문에 제안요청서의 인증 요구사항을 만족했고, 허위기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KERIS 입장은 다르다. 제안요청서 내용과 별개로 CC인증 제품은 검증필 암호모듈 탑재가 필수라고 말하고 있다.

IT보안인증사무국 공지사항을 보면, DB암호화 제품군의 검증필 암호모듈 유효성은 CC인증서를 발급하는 시점에서 확인한다고 설명이 되어 있고, 신시웨이의 '페트라 사이퍼 버전 3.1’은 CC인증서 발급시점에서는 유효한 검증필 암호모듈을 탑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K에듀파인은 어떤 시스템?

전국 초중고와 국공립유치원이 사용하고 있는 회계관리시스템(에듀파인)과 업무관리 시스템을 통합한 것으로, 교육부 공모에서 'K에듀파인'이란 이름으로 정해졌다.

'K-에듀파인'은 2만여 교육(행정)기관과 각급 학교 교직원 50여만명이 사용한다. 초중고 교원 인사 및 학사 정보가 담긴 교육 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와 연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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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시도교육청이 내년 예산을 편성할 수 있게 이달부터 일부 개통됐고, 내년 1월에는 확정된 예산을 회계에 반영, 2차로 개통을 한다.

이어 2020년도 1학기 개학 시점인 내년 3월까지 각 유치원과 초중고 학교들이 쓸 수 있게 예산편성 및 집행 기능을, 이어 5월에 결산 기능까지 넣어 개통할 예정이다. 2010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현재의 '에듀파인'은 자료 백업 차원에서 내년 하반기까지만 유지하고 폐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