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업계의 선두주자인 네이버가 실적 상승에 주춤한 사이, 2위 사업자인 카카오가 광고 및 페이 등이 포함된 ‘플랫폼’ 부문 등의 성과에 힘입어 실적 상승 곡선을 탔다.
상반기 실적을 종합했을 때 두 회사는 꾸준한 매출 증대로 연간 매출 앞자리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올해 6조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역시 3조원대 매출이 확실시 된다. 두 회사 모두 광고 사업이 계속 성장세고, 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금융 사업 확대로 새로운 수익이 기대된다.
다만 네이버는 올해까지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신기술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을, 카카오는 그동안 투자한 사업의 성과 실현에 집중하는 만큼 수익 측면에서는 서로 다른 결과가 예상된다.
■ 네이버·카카오 매출 상승세...영업익 네이버 '주춤'vs카카오 '훨훨'
네이버는 지난 달 25일 올 2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1조6천303억원, 영업이익 1천283억원, 당기순이익 27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8%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7.9%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37.8% 줄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는 전년 동기 대비 90.1%, 전분기 대비 68.3% 하락했다.
실적 하락 요인에 대해 네이버는 “라인페이 송금 캠페인을 위한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 등 신 성장동력 기술 투자비용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마케팅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한 것이 영업이익 발목을 잡았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발생된 광고와 결제 수익, 그리고 콘텐츠 사업 성과 등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7천330억원, 영업이익은 405억원, 당기순이익은 31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24%, 47%, 38% 올랐다. 1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4%, 46%, 76% 상승했다.
실적 상승 요인에 대해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의 수익 확대, 콘텐츠 부문의 견조한 성장 덕분”이라며 “카카오톡 중심의 수익 확대 뿐 아니라 그동안 투자해왔던 신규 사업에서의 매출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비용이 효율화되면서, 카카오의 전 사업 구조가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 상반기 매출...네이버 3조1천억vs카카오 1조4천억
상반기 실적을 종합하면 네이버는 매출 3조1천400억원, 영업이익 3천345억원, 1천15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각각 1조4천400억원, 682억원, 486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하반기에 상반기만큼만 매출을 올려도 연간 매출 6조원대를 가뿐히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실적 상승 추세를 감안, 올 연간 매출 3조원 돌파를 확실시 한 상태다.
네이버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하락으로 침체된 듯 보이나,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의 2배를 넘는다. 영업이익도 카카오보다 5배 가까이 많다. 당기순익도 카카오의 2배를 넘는다.
연간 추정치를 따져봐도 네이버는 카카오에 비해 2배 정도 더 많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큰 격차로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1위 자리를 지킨다는 뜻이다.
■ 네이버 “계속 투자” vs 카카오 “투자익 실현”
다만 두 회사의 실적 추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다르다. 네이버 역시 광고, 콘텐츠, 결제, 라인 등에서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출되는 비용이 시장의 생각보다 많고 장기화 되는 분위기다. 물론 이는 경영진이 이익실현보다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에 사업 전략과 방향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를 좀 보더라도 미래를 내다보고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당시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의) 두 자릿수 견고한 성장을 예상하지만, 인재채용과 성장을 위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수 있다”고 말해 올해도 과감한 투자를 집행할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카카오는 과거에 투자한 사업에서 이익실현을 본격화 한다는 전략이다. 국민 서비스가 된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는 물론, 결제와 커머스 사업으로 돈을 번다는 방침이다. 또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 신기술과 투자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금융 사업에서도 더 큰 수익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배재현 부사장은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올 3분기가 이익 개선의 시작점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2~3년간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금융, 모빌리티, 지적재산권(IP) 사업 등 신규 사업 부문을 통해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그동안 투자해 키워온 신규 사업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앞으로도 카카오 영업이익의 성장 여력은 풍부하다”고 자신했다.
■ 네이버vs카카오, 광고·금융서 힘겨루기 본격화
덩치는 다르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앞으로 광고 사업과 금융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된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압도적인 사용률을 자랑하는 네이버 포털 사이트를 여전히 앞세워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맏형 노릇을 계속할 전망이다. 전면 배너광고를 비롯해, 검색광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의 강점을 녹여낸 네이버 쇼핑 사업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개편된 네이버 모바일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던 사내독립조직(CIC)를 11월 분사시켜 금융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 회사는 네이버파이낸셜을 신설할 예정이며,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천억원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수장은 최인혁 네이버 COO가 맡는다. 온라인 결제에만 머물렀던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전략도 세웠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페이는 분사를 통해 금융 관련 라이선스 취득이 용이해지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마련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금융 사업자들과 의 긴밀한 협력과 투자 유치 도 추진 할 수 있어 새롭게 열리고 있는 디지털 금융 시장에 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네이버는 ‘브이라이브’ 서비스를 활용해 독자적인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 동영상 사업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이 밖에 일본,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서 라인을 앞세운 결제, 금융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역시 4천만 사용자가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앞세워 광고와 결제, 커머스 사업에 더 강력히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제한적으로 시작한 톡보드 광고의 성장성에 강한 기대감과 확신을 갖고 있다. 톡보드는 카카오톡 채팅목록 탭 상단에 도입된 광고 서비스다. 카카오톡이 4천만 이용자가 매일 같이 앱을 실행시킨다는 면에서 광고 매체로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여민수 대표는 8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톡보드는 제한적인 광고 노출에도 하루 평균 2억~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톡보드와 플러스친구, 알림톡 등 톡비즈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3분기 중 톡보드를 공개 서비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또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통해 결제 및 금융 사업에서도 더 많은 성과와 실적을 예상했다.
이 회사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법적 한도인 34%까지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가 더 큰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동체 차원의 기술과 투자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3천만 가입자, 월 1천900만의 활성 이용자를 가진 카카오페이의 실적 상승도 전망하고 있다.
배재현 부사장은 “카카오페이는 하반기 트래픽과 수익 모두 상승할 것”이라면서 “보험 등 금융상품 라인업 확대 등으로 수익구조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손익분기점 달성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적자폭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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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2019년 카카오 전체 매출 3조원대 올라서며 연초 목표치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영업이익의 경우도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이미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의 93% 수준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카카오는 멜론,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T 등 음악과 웹툰, 게임, 모빌리티 등에서도 실적 상승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