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올해 2분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3천68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기록한 2분기 연속 적자로 손실규모는 시장전망치보다 2천367억원이나 많았다.
23일 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2분기 실적으로 매출 5조3천534억원, 영업적자 3천68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앞서 전망한 2분기 실적 컨센서스(실적평균치)인 매출 5조9천355억원, 영업적자 2천846억원을 하회한 수치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 줄었고, 영업적자는 1천407억원이나 늘었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9%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2천367억원이나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 쇼크의 배경을 ▲패널 수요 위축 ▲패널 가격 하락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꼽았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2분기 패널 수요는 출하면적이 당초 가이던스보다 1% 줄어든 994만제곱미터(㎡)를 기록해 둔화를 보였다. 패널 판가의 경우, 매출 비중이 높은 TV용 패널 판가가 전분기 대비 14% 줄어든 465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이에 대해 “2분기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예측불확실성으로 인해 고객사들의 수요가 보수적인 기조로 움직였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는 전제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 대응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LCD(액정표시장치디스플레이) 시장의 수요변동성이 확대되고, 공급과잉 상황이 커지는 가운데 팹 운영에 있어 가동률 조정을 넘어 다각도로 합리화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범용 LCD 생산라인에 대해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다양한 전환 시나리오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중국 광저우 OLED 생산라인의 가동으로 인해 반등을 기대했다. 현재 북미 TV 시장을 중심으로 LCD TV의 가격급락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체 TV 시장에서는 OLED TV에 대한 수요가 높아 성과가 예측된다는 것이다.
서동희 전무는 “3분기는 LCD 공급과잉에서 벗어나기 위해 LG디스플레이가 지난 3년 간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 가시화되는 시기”라며 “광저우 OLED 공장이 가동되면 연말 (OLED) 캐파(생산능력)는 현재의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하반기 (OLED의)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30%, 전년 하반기 대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이와 관련해 TV용 OLED 패널 생산량이 2021년 770만대를 기록해 2022년에는 1천만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 생산라인에 대한 3조원 추가 투자계획도 공시했다. 중국발(發) LCD 공급과잉 상황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형 OLED 패널의 생산능력을 확대해 중·장기적인 수익창출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기존 3만장분의 OLED 증착 중심 잔여투자와 추가로 월 1만5천장 규모로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에 오는 2022년 상반기부터 초기 투자한 월 3만장 규모의 OLED 패널 양산이, 2023년 상반기부터는 월 1만5천장의 확장 투자분에 대한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10 생산라인에 여러 규격의 패널을 동시에 양산할 수 있는 멀티모델글래스(Multi Model Glass·MMG) 공법을 사용해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서는 10.5세대 생산라인에서 65인치 OLED 패널 8장, 75인치 OLED 패널 6장을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다.
서동희 전무는 “(올 하반기부터) 국내 팹(파주 공장)에 적용한 MMG 기술이 중국 공장에 확대·적용돼 65·75인치 생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10.5세대 생산라인은 효율성을 기반으로 초대형 및 신시장 확대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롤러블, CSO, 투명 등 다양한 프리미엄 시장과 연계해 OLED 주도권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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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정부의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서동희 전무는 “LG디스플레이는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조달에 만전을 기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급) 다각화를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며 “일본 수출규제는 향후 규제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