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근본 건드린 리브라 청문회…"공공재인가?"

미 하원서 열띤 공방…마커스 "내가 결정할 문제 아냐"

컴퓨팅입력 :2019/07/18 14:09    수정: 2019/07/18 17:27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 관련 청문회가 이틀째 계속됐다. 17일(현지시간) 진행된 리브라 청문회에선 리브라가 통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오갔다.

전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했던 데이비드 마커스 리브라 프로젝트 총괄은 이날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나왔다. 리브라 출시 계획에 대한 집요한 질문에 대해 마커스는 명확한 대답은 피하면서도 "출시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특히 하원의원들이 '통화'의 역사와 책임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리브라 코인이 통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심도깊은 질문을 이어갔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흥미로운 화폐 역사를 토론 자리에 가져왔다고 전했다.

그는 리브라가 기업들이 한때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개인 화폐의 일종인 디지털 버전의 증서(scrip)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치 광부와 벌목업자들이 증서를 이용해 회사 상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었던 것과 유사하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리브라의 운영방식에 대해서 언급했다. 리브라 협회 회원들이 민주적으로 선출되었는지, 누가 그들을 골랐는지 질문했다. 이에 마커스는 "특정 요구사항에 따라 회원 자격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사기업이 운영하는 통화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그는 "통화가 공공재라고 믿는가"라며 "리브라 코인은 공공재가 돼야 한다고 믿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마커스는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가 17일(현지시간) 열렸다. 청문회에는 리브라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와 마찬가지로 리브라 출시 계획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리브라와 리브라 운영사 칼리브라가 페이스북의 주장대로 운영할 수 있는 적절한 법적 틀을 마련할 때까지 모라토리엄(유예)를 약속하겠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마커스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분석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우리는 이 권리를 얻기 위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캘롤린 멀로니 하원의원은 마커스에게 다시 한번 모라토리엄 문제를 물어봤고, 마커스는 이전 대답과 비슷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러자 그는 마커스의 말을 잘라내며 "나는 그것을 아니오라고 받아들인다"며 리브라를 정식 출시하기 전에 100만 명 이하의 이용자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감독하는 소규모 파일럿 테스트를 약속할 것인지 물었다. 이에 마커스는 "규제 당국과의 협력에 전념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리브라에 대한 격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리브라가 9·11 테러보다 미국에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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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커스는 리브라를 지지해 줄 통화 바스킷 구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리브라가 미국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거라는 우려에 "예비금은 주로 미국 달러에 의해 뒷받침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경영진도 "향후 예비금의 50%가 달러가 될 것이며,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도 담보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케이티 포터 하원의원은 이에 대해 19세기 은행이 무차별적으로 은행권을 발행 후, 책임을 지지 않았던 사례를 들며 "리브라가 근본적으로 어떻게 '들고양이 은행(wildcat banking)'과 다른지 물었다. 이에 마커스는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1:1 예비금"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