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본격화될 '오픈뱅킹' 시대를 앞두고 국내은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픈뱅킹은 말그대로 은행 간의 장벽을 허무는 정책이다. '은행권 공동 에이피아이(API)'를 활용할 수 있게 돼 고객들이 다른 은행에 보유한 금융자산까지 조회할 수 있다. 또 은행 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들도 은행권 공동 API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편리한 사용자경험(UX)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보유한 핀테크 기업에게 고객 접점을 빼앗길 경우, 은행은 금융 상품 제조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은행들은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개편은 물론이고 자체 오픈 API 우군을 구축하는 등 전략을 세우고 있다.
1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오픈뱅킹 시대를 맞아 그 동안 누려온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은행들은 그 동안 금융 상품 제조 뿐 아니라 유통까지 도맡아 왔다. 하지만 오픈뱅킹 시대에는 유통 채널은 다변화돼 지금같은 권한은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KB국민은행은 '투트랙 뱅킹'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성능 개선과 유지 보수에 힘을 기울이며 오픈뱅킹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풀뱅킹인 'KB스타뱅킹'과 간편뱅킹 '리브'를 운영하며, 지난 6월 다양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큰글씨 뱅킹 서비스와 인공지능 상담 챗봇서비스, 보안 설정 메뉴 개선 등을 단행했으며 이날 자금 이체를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는 'KB모바일 인증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KB모바일 인증서는 사설 인증으로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OTP 카드없이 이체와 모바일 내 금융 상품 가입 등을 수월하게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사용자 편의성을 얼마나 추구했는지 등에 따라 오픈뱅킹 시대에 고객 접점을 잃을 수 있다"며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개선 방안을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오픈뱅킹 시류에 합류하기 위해 '위비뱅크'를 전적으로 개편했다. 개편 주안점을 위비뱅크를 위비뱅크와 외부 참여사, 고객 간 접점 채널로 만들겠다는 것에 뒀다. 위비뱅크 내 다양한 외부 연계서비스를 제공해 우리은행 앱 내서 거래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은행이 보유한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고 자유롭게 접근하게 하고, 외부 업체와 채널 및 플랫폼을 공유하는 '오픈 파이낸스'를 디지털 사업으로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골드만삭스와 같은 해외 선도 금융그룹은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술까지 오픈소스 형식으로 공개하는 혁신적 오픈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업이 E-커머스, 플랫폼 회사와 경쟁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금융회사에게도 디지털 혁신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4월 구축한 오픈 API 플랫폼을 토대로 신한은행 데이터를 활용할 외부 업체를 넓혀가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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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계서 가장 큰 경쟁 상대로 꼽히는 카카오뱅크는 '기술 기반' 은행인 만큼, 정교하게 데이터를 다듬어 외부와 제휴 오픈뱅킹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기술 기반 은행이기 때문에 데이터 축적과 가공, 활용이 세심하게 다듬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며 "외부 핀테크 기업에 검증된 인증과 API를 통해 데이터를 제휴하고 고객 맞춤형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