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의 ICT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단계적인 협력 추진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북한의 개방 단계 및 국제 정세에 따라 남북이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단계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ICT 남북 교류 협력 활성화 방안 정책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한 이정진 KT 개성지사장은 “북한은 낙후된 경제 환경을 IT를 통해 단번에 도약하겠다는 전략 하에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제 자본도 북한의 개방을 노리고 있는 만큼, 남한 사업자는 단계별로 지속적인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IT는 남북이 교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이 보유한 20만명의 IT 인력과 우리가 보유한 ICT 인프라 및 기술력을 결합한다면, 향후 통일을 앞두고 사회·문화적 괴리를 줄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정진 지사장은 일회적인 교류 협력이 아닌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개방에 따른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 모델로는 ▲글로벌 국가들의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1단계 ▲북미 관계 개선으로 제재가 완화된 2단계 ▲제재가 완화된 후 전면적 개방이 이뤄진 3단계 모델을 제시했다.
이 지사장은 “현재 남북 관계를 나타내는 1단계에서는 개성 및 금강산 등을 중심으로 북측과 ICT 교류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2단계에서는 5대 경제특구에 통신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통신망 연결을 늘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마지막 3단계에서는 북한이 이해하고 원하는 IT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이점을 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현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과 교류할 수 있는 ICT 서비스로는 ▲원격진료 ▲이산가족 화상 상봉 ▲방송 교류 등을 꼽았다. 이 지사장은 “원격진료는 북한의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장비와 의료법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면 지금이라도 상호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산가족 화상 상봉은 단순히 이산가족에 머물 게 아니라, 남북이 회의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경제협력 개방 정도에 맞춰 ICT를 활용한 새로운 산업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찬수 SK텔레콤 남북협력기획 팀장은 “남북 교류 초기 단계에는 ICT를 활용해서 기존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의 통행 통관을 개선할 수 있고, 발전단계에는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구축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ICT 교류 로드맵을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과 함께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민관학 협의체를 통해 사전 조사에 착수하는 등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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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ICT 교류 협력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법제도 개선이 제시됐다. 기존 남한과 북한은 각각 교류협력법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방의 협의 없이 제정된 탓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장은 “교류협력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양측의 합의서를 기반으로 한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IT와 보건 등 남북한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구체적으로 포함한 ‘남북 ICT교류협력특별법’ 제정도 고민해 봄 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