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일부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민원은 악취와 먼지 낌 현상에 대한 피해상담 주류다.
9일 한국소비자연맹과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LG전자 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관련 불만으로 접수된 피해는 147건에 달했다.
앞서 소비자들은 네이버 밴드에 ‘엘지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을 열고 콘덴서 기능 문제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콘덴서는 건조기 통에서 빠져나온 고온 다습한 공기를 통과시켜 수분을 응축하고 공기를 냉각시키는 부품이다. 콘덴서는 공기가 계속 지나가기 때문에 먼지가 축적되기 쉬워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 효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악취와 먼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 LG는 자동세척 방식...다른 제조사 수동세척
콘덴서 세척 방식에는 자동 세척과 수동 세척 두 가지가 있다. 수동세척 방식은 말 그대로 소비자가 뚜껑을 열고 직접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세척 주기는 최소 6개월이다. LG전자를 제외한 국내 제조사들의 건조기는 모두 수동 세척 방식이다.
자동 세척은 건조기를 사용할 때마다 응축수를 콘덴서 쪽에 흘러가게 해 콘덴서를 자동으로 씻어주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이 자동 세척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세척 방식은 빨래를 건조할 때 발생하는 응축수를 이용해야 하는데, 빨래에 묻어있는 물기에는 섬유 찌꺼기 등이 있을 수 있어 도리어 위생상 안 좋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응축수는 적정 용량이 돼야 물기를 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응축수를 모으는 동안 건조기에 더러운 물이 고여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건조기에 자동세척 기능을 도입했다가 문제가 생겨 다시 수동세척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수동세척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당시 대세이기도 했고, 세척하는 데 있어서 자동 방식보다는 수동 방식이 더 깨끗하다는 기술적 판단이 있었다”며 “소비자가 세척 관리만 잘하면 수동 방식이 더 오래 잘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먼지 필터 수도 따져봐야 한다”며 “보통 9~10kg 사이즈 모델에는 먼지필터 3개가 탑재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도 건조기 개발 당시 자동세척 방식을 검토했지만 자동세척 방식의 기술적 완성도가 낮다고 판단해 수동세척 방식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 LG전자는 왜 자동세척만 적용했나
LG 건조기 논란이 커진 이유는 자동 세척 기능이 제 기능을 못 했을 경우 소비자가 직접 수동으로 세척할 수 없다는 데서 불거졌다.
콘덴서 위치가 후면에 있어 사용자 스스로 건조기를 수동 세척하는 것이 불편하고 어렵다. 콘덴서 관리를 위해서는 서비스 기사 도움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세척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하는 경우, 수동으로도 내부 구조를 오픈 가능케 하려면 유로 구조가 복잡해지고 제품 원가도 올라갈 수 있다”며 “자동세척 기능때문에 주기적으로 물이 분사돼 소비자가 내부를 오픈했다가 닫는 과정에서 잘못 다루면 누수 가능성도 있어 자동과 수동 두가지를 병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콘덴서 무상 보증이면 끝?
LG전자는 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고객들께서 안심하고 사용하실 수 있도록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해 제품 구입 후 10년간 무상으로 보증하겠다”며 “보증 기간 내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의 경우, LG전자 서비스에 연락하면 서비스 엔지니어가 방문해 제품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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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조치에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불편은 소비자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밴드 멤버 ㄱ씨는 “무상 세척을 해준다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간을 들여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며 “건조기는 세탁기 위에 올려두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세척을 한 번 하려면 건조기를 내려서 다시 분해하고 세척하고 조립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