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분기 6조원대로 내려앉은 영업이익이 2분기에는 6조원 선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영업이익이 6조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하반기 기대치도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원 초반대다. 일부 증권사가 5조원대까지 전망하지만, 다수는 6조원 초반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 동안 16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6조296억원이다. 매출 전망치 평균은 54조702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4조8천690억원보다 59.4% 감소한 것이다. 지난 1분기 6조2천333억원보다도 3.3%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가 전망이 현실화되면 11분기만의 최저치다.
올해초부터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라 삼성전자 상반기 실적 부진이 예상돼왔기 때문에, 시장 기대치는 높지 않다. 하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마저 애초에 낮은 기대치까지 미치지 못하면 실적 약세 고착화 인식을 줄 수 있다. 3분기와 4분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급격한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반도체 부문이다. DRAM 가격하락이 계속되고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20%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그중 낸드 사업은 적자 전환마저 에상되고 있다. 지난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 사업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등을 담당하는 인터넷모바일(IM) 부문도 영업이익 하락이 전망된다. 2조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갤럭시A 시리즈의 호조로 판매량은 증가하지만, 평균판매가(ASP)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5천억~6천억원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 시점을 하반기로 예측해왔다.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은 "하반기 낸드 업황 회복과 디스플레이 OLED 가동룔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에 따라 글로벌 IT수요가 둔화되며 DRAM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IM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연간 실적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 DRAM 가격이 원가를 하회하기까지 3개 분기밖에 남지 않아 하반기부터 공급사는 적극적으로 공급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바닥에 대한 가시성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디스플레이 OLED 패널 출하량 증가와 가동률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이 전망되고, 도시바 정전 사태로 시장 낸드 수급이 개선되며 이익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외 여건 급변에 따라 기대치가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커졌다.
반도체 업계의 재고 감소로 가격하락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한국 수출 규제 이슈가 대형 변수로 새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규제 대상 소재의 보유 재고로 버틴다는 계획인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진다. 다만, 생산량 감소와 재고 소진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유안타증권의 이재윤 연구원은 "일본의 주요 소재 수출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차질 발생에 따라 생산량 감소, 재고 소진 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재고 과잉 상황이었던 현 메모리 업황이 긍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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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박원재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분기 ASP는 DRAM, 낸드 각 20%, 14%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재고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가격 하락이 재고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고, 3분기 영업이익을 저점으로 4분기부터 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나 대폭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 2분기부터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5일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