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와 어깨 나란히...글로벌 음향기술 강소기업 되겠다"

[인터뷰] 소닉티어 이규창 대표이사

디지털경제입력 :2019/06/26 08:03    수정: 2019/07/01 15:51

"소닉티어는 2011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후 창립 9년째를 맞았습니다. 올해는 스타트업을 넘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내실에 치중할 예정입니다."

소닉티어 이규창 대표이사. (사진=지디넷코리아)

24일 지디넷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소닉티어 이규창 대표이사의 올해 포부다.

현재 이 대표는 소닉티어를 강소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인사부터 조직, 전략까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중이다. 대학 재학 시절 야구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이런 일련의 작업을 '리빌딩'에 비유했다.

■ "콘텐츠 영향력 확대에 주력한다"

이규창 대표이사는 설립 초기부터 소닉티어에 합류해 글로벌마케팅 본부장 등을 거쳐 올해 4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소닉티어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협업하면서 만든 여러 특허를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술은 콘텐츠 없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영화나 음악, 유튜브나 MCN 등 협업을 통해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지난 해 개봉해 375만 명을 동원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 소닉티어 음향 기술이 적용됐다.

소닉티어가 갖춘 실감 음향 기술이 적용된 국내 영화 중 최신작은 지난 해 9월 개봉한 '안시성', 10월 개봉한 '창궐', 11월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등 3편이다. 소닉티어는 특히 영화 콘텐츠에 자사 기술을 확대하기 위해 주력하는 한편 영화관 등 인프라 확대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실감음향 기술을 적용할 때 과거에는 후반 작업에서 기술 지원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직접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준비중입니다."

■ "글로벌 음향기술 보완하는 대안으로 봐 달라"

현재 글로벌 음향 시장에서는 돌비 애트모스와 엑스페리(DTS) 등이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돌비 애트모스 기술과 소닉티어 입체 음향 기술이 적용된 영화관이 각각 20개 가량으로 거의 비슷하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돌비 애트모스와 거의 비슷한 위치를 확보한 것은 분명 희망적이지만 기존 글로벌 음향 기술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것보다는 오히려 상호 보완하는 관계가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소닉티어는 음향 기술로 출발한 회사지만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Y축 음향처럼 돌비나 엑스페리가 갖추지 못한 장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향 기술 중 하나, 내지는 기존 기술의 대안으로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 "중동·북아프리카, 시장성 있다"

이 대표는 다년간 미국 시장 경험을 통해 할리우드 제작자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인맥을 바탕으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글로벌 흥행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 역시 그의 주요 관심사다. 국내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진출해서 소닉티어 음향 기술을 해외 극장에 설치하고 실감음향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비전이다.

"미국 이외에 두바이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도 시장성이 있다고 봅니다. 올 하반기에 독일에서 열리는 IFA 2019는 물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컨벤션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 "거품·과장 없는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

태어나 줄곧 미국에서 자란 이 대표는 매우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한다. 과장이나 포장, 외교적 수사 대신 정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그런 이 대표의 올해 경영 목표를 요약하면 '선택과 집중'이다.

"국내외 여건이 쉽지는 않지만 저는 여기에 도전할 것이며 또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비교나 경쟁보다는 잘 할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수식어나 거품이 빠진,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실 수 있을 것업니다."

■ 이규창 대표는...

이규창 대표는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났다. 워싱턴대학교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소니픽쳐스 본사에서 수 년간 '맨 인 블랙', '스파이더맨', '007 카지노로얄' 등 할리우드 영화 마케팅 및 배급을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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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접하고 한국 문화 콘텐츠의 잠재력에 큰 매력을 느껴 2009년부터 소니픽처스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2년 소닉티어에 합류해 글로벌마케팅 본부장 등을 거쳐 올해 4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다년간 미국 시장에서 종사한 탓에 미국 연예·영화계에도 넓은 인맥을 지녔다. '인천상륙작전'(2016년)의 공동 제작자로서 할리우드 배우인 리암 니슨(Liam Neeson)을 캐스팅하고, '신과함께-죄와 벌'(2017년)에서 뮤직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등 국내 영화·음악 산업에도 꾸준히 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