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공 전기차 급속충전기 고장 안내 체계가 여전히 부실하다. 충전기 덮개함 파손 등 고쳐야 할 점이 보여도 이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충전기 사용이 가능한데도 ‘사용불가’로 표시되는 경우가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24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 세종로 공영주차장과 동작주차공원 공영주차장 등을 찾았다. 두 곳은 환경부 공공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설치됐지만, 현재 ‘ev.or.kr’ 사이트에서 ‘사용불가’ 충전기로 등장한다.
24일 현재 세종로 공영주차장 급속충전기 화면은 깨끗하게 나온다. 하지만 우측에 마련된 DC콤보, DC차데모 충전기 보관함 덮개가 파손됐다. 이날 방문 당시 AC3상 충전기 보관함도 열려있었다.
충전기 유지, 관리, 보수 등을 전담하는 환경부 산하 한국자동차환경협회 ARS에 전화를 걸어 해당 충전기의 고장 원인을 살펴봤다. 충전기 고장 담당 안내원은 전화상에서 “현재 우리쪽에 사용불가 충전기로 등장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충전기 보관함 덮개가 파손됐다 해서 사용불가 충전기로 표시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상담원은 해당 충전기의 고장 원인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ev.or.kr’ 웹사이트에서도 해당 충전기의 고장 원인을 설명하는 안내문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전기차 소유주들이나 카셰어링 전기차 이용자들은 이유도 모른 채 다른 충전기를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충전 방식이 지원가능해도 ‘사용불가’로 띄는 경우도 있다.
DC차데모, DC콤보, AC3상 충전이 가능한 동작주차공원 공영주차장 충전기는 24일 현재 전원이 켜졌다. 충전 시작 버튼을 누르면 충전 방식 선택을 위한 화면이 빠르게 전환될 정도다.
하지만 이 충전기는 ‘ev.or.kr’에서 사용불가로 뜬다.
이 충전기 운영 상태도 한국자동차환경협회 ARS를 통해 살펴봤다. 상담원은 전화상으로 “민원이 가장 많이 오는 충전기”라며 “DC콤보를 제외한 다른 충전기 사용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ev.or.kr’에서는 이같은 안내사항이 표기되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들은 ARS 전화를 통해 충전기 원인을 접해야 하는 상황이다.
DC차데모와 AC3상 충전이 가능한 학여울역 공영주차장 지하 충전기도 역시 ‘사용불가’ 충전기로 등장한다. 이곳에는 “점검중입니다” 안내문은 부착됐지만 충전기 고장 사유는 부착되지 않았다.
‘ev.or.kr’을 운영하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한 때 카카오톡과 인터넷 공지사항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국 공공 전기차 급속충전기 고장현황을 알렸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같은 안내 시스템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을 위해 보다 철저한 고장 안내와 복구 시기등을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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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보다 철저한 전기차 충전기 관리 등의 시스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인력 확충이 최우선”이라며 “인력 확충이 되지 않더라도, 전기차 오너들이 쉽게 고장 원인을 살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한편 ‘ev.or.kr’ 웹사이트는 충전기가 이미 철거된 GS칼텍스 삼성로점 주유소 내 충전장소 표기를 삭제했다. 이곳은 지난 3월부터 충전기가 철거됐지만, 수개월 넘게 ‘사용불가’ 충전기로 표기돼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웹사이트는 이미 충전기가 철거된 현대블루헨즈 대치북부점 위치 표기를 꾸준히 ‘사용불가’ 충전소로 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