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2020년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발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암호화폐 리브라는 우선 송금 서비스 쪽에 초점을 맞춘 뒤 점차 용도를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리브라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제 송금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 지 리브라의 가치가 어떻게 결정되는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백서를 통해 리브라의 사용처와 설계 구조를 살펴봤다.
엄밀히 말해 리브라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는 아니다. 정확하게는 리브라연합(Libra association)을 통해 운영된다.
백서에 따르면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전 세계 17억명 가량이 리브라의 잠재 고객이다. 은행 계좌없이 모바일과 웹을 통해 빠르게 송금할 수 있는 국경 간 거래가 리브라의 핵심 이용처인 것이다.
이 경우 은행 간 국제 송금 거대 공룡 기업인 '웨스턴유니온'이나 '스위프트(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 등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해외 송금시장에 초점을 맞춘 리플의 엑스알피(XRP)도 경쟁 대상이다.
국경 간 송금 외에 글로벌 결제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물건 구매는 물론이고 리브라의 1차 협업사인 마스터카드·비자가 맺은 가맹점과의 결제 네트워크도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리브라로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해진다면, 은행의 계좌 이체와 송금 서비스에도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리브라의 가치가 어떻게 결정되느냐는 부분이다.
리브라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달리 가치가 변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발행된다. 송금 서비스 특성상 가격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리브라의 가격 안정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리브라는 적립금·준비금(Reserve)을 통해 고정되는 형식이다. 1리브라가 1달러에 고정된다 하더라도 리브라의 수요와 공급, 발행물량에 따라 가치는 변할 수밖에 없다.
리브라연합은 이 가치 변동을 막기 위해 준비금을 마련하고 1리브라가 1달러에 거래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리브라연합은 아직 준비금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리브라 준비금은 각 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통화로 거래된 은행예금, 정부 채권 등 리스크가 적은 자산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금과 채권은 유동성이 비교적 낮은(현금화가 즉시적으로 어려운) 상품인 만큼 리브라 연합은 준비금을 여러 나라 정부가 발행한 단기 유가증권에도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투자된 준비금에서 나오는 이자는 시스템과 거래 비용을 낮추는데 활용된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협의한 회사들에 배당금을 지불하는데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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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리브라가 1달러로 고정되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달러 가치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1달러의 가치가 오늘은 1천원이더라도 내일 1천100원으로 바뀌면 한국서 1리브라의 가치는 1천100원으로 종전보다 100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리브라 연합은 "리브라는 단일 통화에 의해 환율을 고정한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