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5G 폰 글로벌 시장 상륙…반등 기회 마련할까

북미·유럽 등에 V50 씽큐 출시…화웨이 수혜도 기대

홈&모바일입력 :2019/06/03 18:02    수정: 2019/06/03 18:02

LG전자의 첫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가 주력 시장인 북미에 상륙했다. 국내에 이어 북미에서도 선방하며 사업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LG전자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국내에 이어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 LG V50 씽큐를 출시했다. LG전자는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영국, 호주 등 5G 통신환경이 구축되는 글로벌 주요 국가에 LG V50 씽큐를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시작은 순조롭다. LG V50 씽큐는 지난 달 10일 국내에 출시한 이후 약 20일 만에 판매량 17만대를 돌파했다. 전작 대비 3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LG전자의 국내와 북미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전체의 60% 수준으로 북미가 국내의 5배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출하량은 국내의 두 배 이상인 20% 중반대 수준이며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순으로 각각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 규모, 원가 등 요인에 따라 현지에 출시되는 제품의 스펙도 달라진다. 회사는 소비자 수요에 따라 현지 이동통신사가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국내와 유럽 지역의 LG V50 씽큐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는 5G와 듀얼 스크린으로 꼽히지만, 북미 버전에는 듀얼 스크린이 제공되지 않는다.

이에 LG V50 씽큐 북미 버전 후면에는 듀얼 스크린과의 연결을 위한 포고핀이 탑재되지 않았다. 듀얼 스크린은 스마트폰에 케이스처럼 끼워 폴더블 폼팩터로 쓸 수 있는 탈착식 액세서리다. 지난 3월부터 순차 출시된 LG G8 씽큐도 국내 버전에는 트리플 카메라가, 북미 버전에는 듀얼 카메라가 탑재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 V50 씽큐는 단순 커넥터가 아닌 별도의 고가 칩셋을 기반으로 듀얼 스크린과 연결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높아진다"며 "국내와 유럽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초기 듀얼 스크린 무상 제공 등 마케팅을 진행할 여력이 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몇 배 이상 큰 북미는 부담해야 할 비용도 높아지기 때문에 동일한 전략을 취하기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LG전자는 LG V50 씽큐의 5G 성능을 앞세워 북미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LG V50 씽큐는 퀄컴 스냅드래곤 855와 5G모뎀(X50 5G)와 전작 대비 20% 커진 4천mAh 대용량 배터리, 최대 2.7배 커진 방열시스템, 하이파드 쿼드 DAC과 DTS:X 프리미엄 사운드, 펜타(5개) 카메라로 5G 기반의 멀티미디어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LG V50 씽큐에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모습.(사진=씨넷)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거래중단 제재도 LG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는 지난 달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미국 상무부의 거래중단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구글 등 스마트폰 사업의 일부 주요 협력사와 일부 국가의 이통사들과 거래가 중단됐다.

화웨이의 주력 시장은 전체 출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유럽인 만큼,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렵지만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유럽에서는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 주민우 연구원은 "LG전자는 중남미, 유럽 등 시장에서 화웨이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의 일부는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시장에서 화웨이의 판매량의 1%만 흡수해도 81만대 수준으로, LG전자의 연간 출하량 3천만대 규모에서 2.6%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시각도 있다. DB금융투자 권성률 연구원은 "LG전자의 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800만대 전후로 내려왔고 매출액 2조원을 밑돌고 있다"며 "LG V50 씽큐가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제 실적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화웨이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유럽에서는 LG전자 휴대폰 존재감이 거의 없고 중남미 지역은 중저가 수요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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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선된 1천억원 중반대의 손실액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대우 박원재 연구원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반도체 등 부품 가격 하락, 평택 사업장의 베트남 이전 효과가 기대된다"며 "5G 판매 호조와 화웨이 효과도 기대되는데 특히 화웨이 이슈는 LG전자 MC 사업부에 마지막 남은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