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산 인프라, AI가 인간 삶의 질 향상 이끈다

[超시대가 왔다] ⑰초전산...AI와 스마트팩토리 단순 반복 작업 대체, 직업과 삶의 의미 변화

컴퓨팅입력 :2019/06/05 09:28

기업이 제조, 금융,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설립,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도입으로 성장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선 '초전산 인프라' 시대가 다가온다. 초전산 인프라는 기존 IT인프라를 통해 추구했던 생산과 관리의 효율화를 뛰어넘어 인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기술 기반이다. AI와 로봇 기술로 고도화된 자동화와 무인화 시스템을 적절하게 활용해 업종별 생산과 관리 효율을 높이고 직원의 업무량을 최적화하고 최종소비자의 만족도와 편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 자동화 넘어선 지능화 혁신으로 생산효율 극대화

초전산 인프라의 최전선에 있는 스마트팩토리는 자동화 공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차세대 시스템이다. 무인화를 통해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클라우드 환경에서 IoT 등으로 확보한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최적의 생산 효율을 낼 수 있다.

해외 및 국내 주요 기업은 이미 5G가 지원하는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 기술 보급과 실제 구축에 한창이다.

IT서비스업체 삼성SDS는 관계사의 제조 업종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넥스플랜트를 공개했다.

삼성 SDS의 넥스플랜트.(사진=삼성SDS)

넥스플랜트는 각종 설비에 장착된 IoT 센서로 수집된 대용량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실시간 이상 감지는 물론 장애 시점을 예측하는 등 설비 가동률을 높였고, 공정(생산과정)을 최적으로 제어, 분석해 공정품질을 30% 향상시켰다.

또한 AI 검사 예측모델을 적용해 불량 검출률을 3.5배 높이고, 불량유형을 딥러닝으로 학습시켜 불량 분류 정확도를 32% 증가시키는 효율성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3월 독일법인의 가전 수요량을 분석하고 판매량을 예측하기 위해 삼성SDS의 AI기반 빅데이터 분석플랫폼 브라이틱스를 활용해 기존 수작업 대비 28%포인트 상승시킨 바 있다. 또한 정확한 수요 예측을 통해 가전 판매는 2배 이상 늘고, 재고 처리 비용은 50% 줄이는 성과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KT는 5G 기반으로 스마트 로봇, 모바일 서비스 로봇,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선다.

두 기업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개발을 통해 협동로봇과 머신비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관련 기술의 상품화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과 자동화 설비,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제공하고, KT는 5G는 AI, 클라우드 등 유무선 통신 인프라스트럭처와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주요 기업은 스마트 팩토리 외에도 디지털 환경에 맞춰 기업을 혁신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생산성 및 효율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AWS를 활용해 새로운 가전 IoT 플랫폼인 씽큐(ThinQ)를 구축했다. AWS의 서버리스 아키텍처, 에지 컴퓨팅 지원, AWS 매니지드 서비스를 활용해 유지 및 개발 관리 효율을 높여 플랫폼 개발 비용을 80%까지 줄일 수 있었다.

LG전자가 2023년 초 완공하게 되는 창원1사업장 스마트팩토리 조감도.(사진=LG전자)

■ 제조 넘어 해운물류·금융 비즈니스로 변화 확산

초전산 인프라의 혁신은 IoT 등 장비를 비롯해 사용자, 주변환경 등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과거 불가능했던 형태의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팩토리에서 AI가 클라우드 환경에 존재하는 타 스마트팩토리의 데이터를 연계해 가장 저렴하고 좋은 자재를 제공하는 공장, 또는 가장 적합한 공급망과 연계해 제품을 제조하고 납품하는 비즈니스를 자동으로 제시할 것이란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의 변화는 제조를 비롯해 물류와 소비자금융같은 분야에서도 가시화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실제 업무에 적용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아마존 S3 기반 데이터레이크를 활용해 육해상에서 수집된 모든 선박 관련 데이터를 통합하고 선주들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 선박 운항 시스템 구축했다.

또한 머신러닝 기반 실시간 알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상에서의 훈련 및 시뮬레이션을 위한 선박 조종석의 가상 모형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사진=삼성SDS)

신한금융그룹은 지주와 계열사에 디지털팀을 신설하고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디지털 이노베이션 인스티튜트(SDII)를 통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6개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북미법인인 신한아메리카와 일본법인 신한재팬을 비롯해 모바일 플랫폼 ‘쏠(SOL) 뱅크’ 내 콘텐츠 딜리버리 서비스(CDN)를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더불어 신한생명의 회계시스템과 비금융 신사업 플랫폼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할 방침이며 신한카드의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올해 경영방침을 ‘대외사업 확대를 통한 혁신적 성장’으로 정하고, 디지털 시대 핵심 경쟁 요소인 플랫폼과 솔루션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창출하여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 빅데이터·AI 다루기 위한 데이터과학자 유망직종 부상

초전산 인프라 혁신의 전제조건으로 빅데이터, AI를 다룰 수 있는 데이터과학자가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해 9월 발간한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서 기술발전으로 2022년까지 전 세계 1억 3천3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7천500만개의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주목받는 직업은 과학적 데이터 분석 방법, 통계적 데이터 분석 방법, 다양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거나 예측하는 데이터과학자다.

(사진=언스플래시)

미국의 직장평가 기관인 글래스도어(Glassdoor)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데이터 과학자는 유망 직업 50위 중 4년 연속으로 1위로 선정됐다. 지난해 미국 내 직업별 신입 평균 임금을 결과 그동안 가장 유망했던 금융업을 넘어서며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공공기관에서 미래 유망 직업을 발표할 때 빅데이터 전문가가 상위에 오르고 있으며 해당 직업을 양산하기 위한 교육시설과 기관이 늘고 있다.

이 밖에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등 소프트웨어 관련 개발자가 차세대 주요 직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직업의 의미 등 사회 개념의 변화

유망직종뿐아니라 직업 자체의 의미에 변화가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사회구성원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소득이 제공되는 기본소득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AI, 스마트팩토리 등의 등장으로 단순 반복 작업 등에 필요한 노동력을 로봇이 급속하게 대체하고 기계화와 정보화 등 산업 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노동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위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란 예측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2030년까지 미국 일자리 25%인 3천500만개의 일자리가 AI와 로봇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예측 가능한 신체적 업무 중심의 저임금 일자리가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 더욱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핀란드, 캐나다 등에서 시험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경기도에서 청년기본소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적용에 나서고 있다.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 담당하면서 생산성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로봇세' 등을 통해 예산을 마련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면 사회 전체적으로 근로 의욕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시됐지만 2017년 핀란드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실업급여를 받는 25~58세 국민 중 2천 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월 560유로(약 70만원)를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며 2년 동안 근로 의욕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오히려 기본소득을 받은 집단이 구직활동을 더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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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은 사람들을 먹고 살기 위해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는 힘든 일 대신 관심사에 맞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 반복적이고 복잡한 작업으로 인해 발생하던 과도한 업무를 AI 등 첨단 기술이 담당하고 업무 효율을 높임으로써 삶의 질도 개선시킬 수 있다. 결국 다수 사회구성원의 자아실현을 도와 노동의 의미를 재정의할 것이다.

AI 등 첨단기술 전문 기업인 영국 기술컨설팅 기업 캠브리지 컨설턴트의 마일즈 업튼 아시아 지역 총괄 책임자는 “우리가 개발한 설거지 로봇을 통해 대형 음식점의 직원이 요리에 집중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시대에 사람은 보다 창의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며 사회의 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