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던 인텔 14nm(나노미터) 노트북용 보급형 프로세서 수급난이 오는 6월을 기점으로 안정세를 되찾을 전망이다.
인텔이 에이수스, 에이서 등 대만 제조사 대상으로 6월부터 14nm 기반 보급형 프로세서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통보한 데 이어 일부 글로벌 제조사에는 '덤' 형식으로 추가 프로세서 공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조사 관계자들은 8-9월경 대형 수요처인 미국과 일본의 수요가 지나가면 극심한 물량 부족 현상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인텔, 주요 제조사에 "보급형 프로세서 확대 통보"
인텔은 프로세서 수급난이 공식화된 지난해 9월 이후부터 프로세서 생산 우선 순위를 고부가가치 제품인 제온·코어 프로세서로 돌렸다.
이 때문에 코어 i3나 펜티엄, 셀러론 등 보급형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이나 산업용 임베디드 PC를 생산하는 국내외 업체는 생산량을 축소하거나 생산 계획을 연기해야 했다. 특히 3-4월에는 구글 크롬북 수요가 몰리면서 2분기 수급 상황이 악화되었다.
그러나 지난 8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인텔은 주요 노트북 OEM/ODM 제조사를 대상으로 보급형 프로세서 부족 현상이 6월부터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통보한 상태다.
디지타임스는 또 주요 제조사가 수급 개선 전망에 따라 AMD 라이젠 보급형 프로세서에서 인텔 코어 i3나 펜티엄 등 프로세서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 일부 대형 제조사에는 '덤' 제공하기도
보급형 프로세서의 수급 문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포착된다.
14일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PC 제조사 관계자는 "인텔이 보급형 프로세서를 주문하는 글로벌 제조사를 대상으로 '덤'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인텔은 일정 수량 이상을 구매하는 제조사에 보급형 프로세서를 추가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노트북용 i3 프로세서 10개를 구입하면 여기에 덤으로 펜티엄 등 보급형 프로세서 한 개를 추가 제공하는 방식이다.
인텔은 이렇게 추가 제공하는 프로세서에 돈을 받지 않는다. 제조사는 필요하다면 보급형 노트북을 추가 생산해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오히려 이 프로세서를 적용할 곳을 찾지 못해 오히려 돌려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단 이렇게 제공되는 프로세서는 제품 발주 물량에 따라 달라지며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대형·중소 제조사는 이런 '덤'을 챙기기 어렵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조차 연간 200만 대 규모로 글로벌 제조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인텔코리아는 공급량 변화 등과 관련한 지디넷코리아 질의에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회신했다.
■ 9월 이후 노트북 프로세서 수급 안정 전망
글로벌 제조사가 꼽는 하반기 대형 수요처는 바로 미국과 일본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8월 중순부터 9월 초순까지 각급 학교가 개학에 들어가며 노트북 신규 수요가 발생한다.
일본 시장은 국내 시장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소비세 인상이 예정되어 있다. 일본 정부는 기존 5%이던 소비세율을 2014년 4월에 8%로 인상한데 이어 올 10월 1일부터는 국내와 같은 수준인 10%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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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년 1월 14일자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7 지원이 끝나면서 이에 맞춰 윈도10 PC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수요도 있다. 이 때문에 소비세 부담을 줄이면서 대량 교체 가능한 8-9월에 B2B 부문 PC 수요가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 제조사들은 미국과 일본 시장의 수요가 해소되는 9월 이후부터는 노트북 시장에서 인텔 프로세서의 공급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