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퀄컴과 법정 밖 화해를 한 데는 5G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애플이 인텔의 5G 모뎀 칩 공급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게 퀄컴의 손을 다시 잡은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니케이가 17일 보도했다.
애플은 전날 퀄컴과 6년 동안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모뎀 칩을 공급 받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안 발표 직후 외신들은 일제히 “퀄컴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퀄컴의 특허 라이선스 관행을 뜯어 고치겠다는 야심을 내비쳤던 애플의 기세를 감안하면 다소 허무한 결말이었다.
애플이 이처럼 퀄컴과 서둘러 합의한 데는 대안으로 생각했던 인텔이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때문이란 게 니케이의 분석이다.
애플은 2011년 아이폰4 출시 때부터 퀄컴 모뎀 칩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2017년 소송이 시작된 직후 인텔 칩으로 바꿨다. 지난 해 출시된 아이폰에는 모두 인텔 칩이 사용됐다.
문제는 그 사이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폴더블폰과 함께 5G가 중요한 경쟁 포인트로 떠올랐다. 그런데 퀄컴 대안으로 낙점한 인텔이 5G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애플은 오래 전부터 인텔이 5G 아이폰 출시 로드맵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해 왔다고 니케이가 전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경쟁사들은 앞다퉈 5G 폰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은 인텔만 믿고 있을 경우 2020년 출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결국 애플은 ‘미워도 다시 한번’ 퀄컴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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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이는 “퀄컴과 계약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한 발 앞서 5G 모델을 내놓은 경쟁사를 따라잡는 데 애를 먹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올해 출시될 아이폰에는 퀄컴 칩을 쓰기엔 너무 늦은 상황이다. 결국 애플은 2020년 아이폰에 퀄컴 5G 칩을 장착하는 것을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