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갤럭시, 전면 100% 화면으로 간다

몰입감 극대화…“폴더블, 초기 시장 작지만 삼성이 주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3/15 09:06    수정: 2019/03/15 10:45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S10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다. ‘인피니티(Infinity)-O’로 불리는 갤럭시S10 디스플레이는 오른쪽 상단의 카메라 구멍을 제외한 전면을 차지하고 있다. 영상 장면마다 여러 지점의 밝기, 색상을 달리해 직접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하는 ‘다이나믹 톤 매핑(Dynamic Tone Mapping)’ 기술도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몰입감과 색 재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갤럭시 시리즈의 디스플레이를 지속 발전시켜왔다고 강조했다. 갤럭시S10 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노력의 집약체로 해상도와 밝기, 색 정확도 면에서 한계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자평했다.

■ 10여년 전부터 베젤 줄이고 해상도 끌어올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내놓은 플래그십 갤럭시S10 시리즈.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가 오른쪽 상단의 카메라 구멍을 제외한 화면 전면을 차지하고 있다.(사진=씨넷)

삼성전자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강화 발자취는 10여 년 전부터 본격 시작됐다. 삼성디스플레이(당시 삼성SDI)가 2007년 밝기, 색상, 패널 얇기 측면에서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렸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양산을 세계 최초로 성공한 후 삼성전자는 자사 모바일 기기에 AM-OLED를 탑재해왔다.

AM-OLED는 전기를 가하면 각각의 유기물 소자가 자체 발광해 액정표시장치(LCD)처럼 광원장치가 필요 없다. 덕분에 패널을 얇게 만들 수 있는데다 자체 발광으로 밝기나 보는 각도에 따라 명암비도 달라지지 않는다.

AM-OLED 첫 탑재 모델은 2008년 말 출시된 애니콜 오리진폰이다. 2010년부터 출시된 갤럭시 시리즈에도 AM-OLED가 적용됐다. 갤럭시S 디스플레이는 상하좌우 베젤이 뚜꺼운 4.0인치였다. 해상도는 15대 9 비율의 WVGA(800x480)였다. 2011년 나온 갤럭시S2는 크기가 약간 커지면서 디스플레이도 4.3인치로 늘었지만 해상도는 그대로였다. 같은 해 나온 갤럭시노트는 5.3인치에 16대 10 비율, WXGA(1280x800) 해상도로 대화면폰 추세를 이끌었다.

2013년에 출시된 갤럭시S4는 해상도를 FHD(1920x1080)로 끌어올렸다. 베젤이 시원하게 밀리면서 베젤리스(bezel-less)라는 말이 나온 것은 갤럭시S8부터다. 물리 홈 버튼이 빠지고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디스플레이는 5.8인치, 해상도는 18.5대 9, 2960x1440로 뛰었다. 갤럭시S10는 6.1인치와 19대 9 비율, 3040x1440 해상도를 갖추게 됐다.

■ “갤럭시S10 인피니티-O, 사용자에 새로운 경험”

갤럭시S10은 한정된 스마트폰 크기에서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OLED 스마트폰 중 세계 최초로 인피티니-O(펀치 홀)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A8s와 화웨이의 노바4, 아너뷰20, 하이센스의 U30 등이 먼저 카메라 렌즈 구멍만 남겨둔 펀치 홀 디스플레이를 도입했지만 모두 LCD 스마트폰이다.

양병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변화와 흥미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후 나온 결과가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라며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가 디스플레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디자인과 몰입감이 좋아졌다”고 지난 14일 열린 갤럭시S10 디스플레이 기술 브리핑에서 말했다. 이어 “OLED 패널에 구멍을 뚫으면 유기물이 충격을 받는다. 투습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안정적으로 인피니티-O를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지만 갤럭시 10주년 제품인 만큼 도전해 성공했다”며 기술력을 강조했다.

갤럭시S10 디스플레이는 다이나믹 톤 매핑 기술로 세계 최초 HDR10+ 인증도 받았다. HDR10+은 한 장면에서 10개 이상 지점에 서로 다른 명암비를 제공해 본래 밝기와 색상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이밖에 눈의 피로를 불러오는 블루라이트를 갤럭시S9 대비 42% 줄이는 기술도 갤럭시S10에 들어갔다. 양 상무는 “HDR10+는 굉장히 밝거나 어두운 공간에서도 볼 수 있는 인간의 비전(눈) 시스템에 착안해 개발했다. 다이나믹 톤 매핑은 어두운 색상들도 더 세밀하게 구분해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인도 출시 행사.(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업계에서도 갤럭시S10 디스플레이가 시장에서 호평 받아 판매 호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이달 말 출시 예정인 갤럭시S10 5G 대기 수요까지 고려해 갤럭시S10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으로 3천700만~4천만대를 예상했다. 전작 대비 20~30%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4천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최근 몇 년간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지난해 대비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창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10는 기존 스마트폰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디스플레이 면적은 더 커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다른 사양면에서도 경쟁제품보다 우위에 있으며 출고가도 합리적이라 시장에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물론 영국, 미국에서도 사전예약이나 초기 판매 반응이 굉장히 좋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갤럭시S10 판매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래 갤럭시, 전면 100% 화면으로 간다

삼성전자의 향후 갤럭시 시리즈는 디스플레이가 전면부를 모두 덮는 방향으로 개발될 전망이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향후 갤럭시 시리즈는 디스플레이가 전면부를 모두 덮는 방향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사용자들이 최대한 걸리는 것 없이 콘텐츠를 즐기도록 모든 센서가 디스플레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의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CSO)처럼 화면 자체에서 소리가 나오는 기술이나 해상도 향상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발전 방향도 검토 중이다. 단 신기술이 적용됐을 때 스마트폰 배터리나 디자인, 무게 등 기존 장점들이 저하될 수 있어 기술의 최적화 시기를 고려해 제품에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양 상무는 “여러 센서들이 화면 안으로 들어가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 삼성전자의 궁극적인 모바일 디스플레이 개발 방향”이라며 “이 과정에서 홍채인식이 디스플레이 내장형 초음파 지문인식 등으로 바뀌는 등 식의 기능 대체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전면을 모두 채우는 방향으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카메라 렌즈를 어떤 방식으로 스마트폰에 탑재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상당한 필요한 만큼 실제 전면 디스플레이 100% 스마트폰이 나오는 시기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인피티니-O나 애플의 노치 모두 전면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덮기 위한 과정이다. 모바일 제조사들은 카메라 렌즈도 디스플레이에서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워낙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제조사들이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 후에야 완제품 공개시기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폴더블폰 시장 작지만…삼성 폴더블 패널은 호조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영상 캡처)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또 다른 갤럭시폴드도 혁신적인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은 만큼 향후 2~3년간 판매량은 낮게 보고 있다. IHS마킷은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을 150만대로 예상했다. 그러나 갤럭시 폴더에 적용된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공급될 것이란 시각이다. 삼성 기술력이 집약된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가 폴더블폰 시장을 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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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삼성전자 외의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기업들도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폴더블 OLED 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뿐”이라며 “BOE 등 중국업체도 연구개발(R&D) 차원에서 샘플을 내놓긴 하지만 양산은 전혀 다른 문제다. 스마트폰시장에서 네임밸류를 높이고 싶은 기업들은 제품 출시 후 신뢰성 등을 고려해 삼성의 폴더플 OLED 패널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삼성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따라오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동안 삼성의 폴더블 OLED 패널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